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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우아빠 Jan 03. 2021

잠 잘재우는 아빠

남성의 출산휴가

***세상의 모든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그 누구보다 싱글맘 싱글대디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우리 사회의 현실]

점점 사회가 변하고 있다지만 아직 아빠를 위한 사회적 배려는 부족한 것이 현실인것 같다. 아이를 가진 남성 직원의 70퍼센트가 육아휴직을 한다고 자랑하는 어느 대기업조차, 다니는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아직 주변의 뜨거운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고 한다.(현재 우리나라 남성의 법정 출산 휴가는 유급 10일, 육아휴직은 여성과 동일한 12개월이라고 '명시' 되어있다.)

나는 강소기업(이라고 믿고 싶은 중소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이다. 그리고 적어도 내가 회사를 다니는 동안 출산 휴가를 사용한 남자 직원을 본 적이 없었다. 아마 여전히 우리 회사 정도 규모의 직장인 중에서도 남성의 출산휴가는 그림의 떡인게 당연할 것이다. 회사에 다니고 싶은,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아내가 임신을 하면서부터 이례 없던 남직원의 출산 휴가에 대해 회사 팀장님과 고민하고 상담했고, 나로서는 감사할 정도로 큰 배려속에 근무일 기준 5일의 출산 휴가를 사용하게 되었다. 나는 아이의 30일부터 36일까지, 168시간의 아빠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짧은 아빠 수업 시간을 잘 재우기에 투자하기로 했다. 내가 아이에게 가장 염려하는 부분이면서도 동시에 나의 평화로운 취침을 위한 결정이었다. 또 한가지 이유는, 공동육아라는 거창한 남성의 책임감 아래 아이 돌봄을 분담한다고 해도, 짧은 출산휴가 이후 아내의 육아휴직 기간동안 내가 아이를 실제로 돌볼 수 있는 시간은 퇴근후 뿐이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퇴근을 해서 우리 가족이 모두 잠드는 순간까지는 아내가 조금이라도 더 쉬었으면 좋겠고(그렇다 한들 수유와 집안일 등 엄마의 수고에서 남자가 떠맡을 수 있는 그리 많지 않다), 그 중 하루의 가장 큰 숙제인 수면을 책임지는 것이라도 하고 싶었다.


나의 잠 잘재우기 프로젝트의 목적 중 다른 하나는, 앞서 말한 아이의 자존감과 독립심 함양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내가 보는 아내의 성격상 우는 아이에게 약하고 원하는 것은 가급적 무조건적으로 해주려하고, 특히 조용함이 평화로움이라 믿고 있기에, 아이의 인내심이나 독립심이 영아때부터 약해지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이 있었다. '혼자 잘 잘 수 있는 아이'

, '부모에게 잠새 평화를 줄 수 있는 아이' '겁 없는 아이'. 이게 바로 잠 잘재우기 프로젝트의 진정한 목표이자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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