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그 누구보다 싱글맘 싱글대디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내가 예상했던 신생아의 잠들기까지의 과정 1>2>3>4는 나만의 패턴 찾기 관찰 결과 다음과 같은 1>4>2>3의 법칙으로 정립되었다.
1.졸음이 온다 : 사실 50일까지라 해도 아직은 신생아의 수면 패턴을 비슷하게 반복하기에 밤잠에 대한 명확한 신호나 구분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부부는 8시가 좀 넘어서 목욕을 시키고, 마지막 수유를 한 뒤부터 바로 밤잠을 재우는 방법을 택했다. 마지막 식사를 한 아이는 트림까지 마친 뒤 소화가 시작될 때 쯤부터 눈을 꿈빡거리고 하품을 하기 시작한다. 졸음이 온다는 이 신호를 발견하게 되면 나는 비스듬히 안고있던 아이를 바로 누운 자세로 고쳐 안았다. 4. 저항한다 : 내가 아이를 바로 눕혀 안고 슬금슬금 어두운 방쪽으로 이동하면 아이는 수상한 내 움직임을 눈치 챈것인지, 무거워지는 자신의 눈꺼풀이 불편한 탓인지, 이내 울음을 터뜨린다. 그리고는 목청을 높여 울부짖기(소리지르기) 시작하는데, 처음에 나는 이 과정이 잠드는 마지막 단계에 벌써 도달했다고 생각해서 어서 잠에 들도록 만들기 위해 긴장 풀린 마음으로 아이를 달래기에 신이 났다. 하지만 아이의 수면패턴을 파악한 이후 깨닫게 된 것은, 아이가 격렬히 저항하며 발버둥치는 이 과정이 가장 길고, 힘들면서도 중요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 시간을 이겨내는 팁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나는 보통 아이를 누인 자세로 받치고 안아 거실 복도를 끊임 없이 걸었다(그냥 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움직였던 이유는, 이미 손을 탄 아이의 습관때문에 왠만해선 아기가 진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에 들기를 저항하는 아이에게서 나오는 힘은 초인적이다. 그 어느때보다 에너지가 넘치고 우는 소리도 우렁차다. 이 시간을 이겨내는 방법은 그저 사랑과 인내로 아이가 진정되기를, 혹은 울다 지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2. 얌전한 수면 신호를 보낸다: 끊임없는 인내의 아이 달래기가 계속되다가 어느 순간 아이가 순식간에 고요해지며 순한 고양이처럼 변한다. 이제 자기가 아빠 팔 안에 뉘여 있다는 사실을 개의치 않고, 졸립다는 것을 거부하지도 않는 듯 하다. 그저 잠잠해진 채로 하품을 하기도 하고 팔을 조금씩 비틀며 누운 자세를 이리저리 바꾸려는 시도를 한다.(우리 아이의 경우에는 50일 경부터 아기 수면보조 의류인 스와들업을 입혔다. 그래서 다행히 들던 잠이 깰만큼 크게 뒤척거리지 않았다.) 이 단계가 오면 아이를 안은 채로 천천히 방으로 들어가도 좋다. 3. 끙끙거리며 짜증을 부린다: 이전 단계에서 아이가 조용해지면 '이제 정말 끝인가'하는 마음이 들지만, 방심할 수 없는 마지막 반격은 여전히 남아있다. 다시 잠에서 깰 것처럼 끙끙거리는 소리를 내며 비틀거림이 잠시 거세지는데 이때 마지막 체력을 다해 아이를 잠들기 좋은 자세로 안고 버틴다면 고지가 코앞이다. 그러곤; 아이는 순식간에 단잠에 빠진다. 말그대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오늘도 끝없는 성장통과 세상에의 적응에 힘들었을 아이의 긴 휴식, 온 집안을 채우던 울음소리와 살얼음같은 긴장 끝에 찾아온 고요함, 그리고 하루를 모두 쏟아낸 아내와 부족해도 노력중인 나의 잠깐의 자유시간.
이렇게 나만의 방법으로 정리한 약 75일까지 1>4>2>3의 법칙은 잠 잘재우기 프로젝트에 희망이자 인내의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