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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졸업장
by
순이
Feb 15. 2023
큰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졸업단상에 서서 축하를 받는 아이를 보고 있으니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했다.
큰아이 유치원때 아이의 왼쪽 청력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됐다.
뒤에서 아이를 부르면 어느쪽에서 부르는지 잘 구별하지 못하거나,
가방을 나방으로 잘못듣는 정도의 오류는 있었지만
오른쪽 청력으로 잘듣고 잘 말했기에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그런데 아이가 초등하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글 수업이 시작 되자
벽에 부딫치기 시작했다.
사과,나무, 오토바이 를 읽고 쓸수 있으면서도
ㄱ,ㄴ,ㄷ에 ㅏ,ㅑ,ㅓ,ㅕ를 대입해 가갸거겨 를 가리키면 몇번이고 틀리며 어려워 했다.
글자를 그림처럼 인식하는 통글자에서 그림이 아닌 문자로 받아 들이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정확히 듣을수 있어야 한다. (꾀 나중에야 깨달음)
시각에 의존해 한글을 익히는 방식을 벗어나 청각을 통해 듣고 글자구조를 이해해야 한글을 완벽히 뗄수 있다.
대화할때 상대가 말하는 말소리 이외에도 시각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충분히 해석해야 좋은 대화를 나눌수 있다.
아이가 일상생활에서 나와 가족들을 포함해 선생님들과 문제없이 대화할수 있었던 이유는
말소리 만이 아닌 우리의 행동을 아이가 최선을 다해 살펴 줬기에 때문이였다.(이것도 나중에야 깨달음)
두귀로 듣는 사람은 한귀로 듣는 사람을 알지 못한다.
언어치료사 친구의 도움을 받아 한글수업을 보다 세심하게 배울수 있었음에도
아이가 걷는 걸음이 여전히 제자리인것 같아 자주 휘청 거린 사람은 나였다.
믿고 기다려 주는것이 부모가 할 일임에도 조급한 마음을 크게 키우며 불안해 했었다.
아마 아무리 숨겨도 이맘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 졌으리라
그래서 미안하다.
나에게 엄마라는 이름표를 달아주고 나의 서툰 발걸음을 모두 함께 내딫었던 첫번째 사이,
어느새 내키만큼 훌쩍 자라있는 너의 성장이 오늘은 특히나 눈부시다.
크느라 힘써준 너, 돌보느라 애썼던 나 이제 너와 나의 한챕터가 마무리 되는 구나
너에게로 바짝 쏠려 있었던 무게 중심을 조금씩 나에게로 옮겨 와야 함을 안다.
또다시 내가 할일은 그저 믿고 기다리며 봐라봐 주는 것이 겠지
너의 성장 만큼 나도 컷을 테니 이젠 조금 덜 불안한 마음으로 걸을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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