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에 자리 잡은 이런저런 생각들을 마구 풀어본다. 매일매일 글을 쓰고 싶다. 가능할지는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글을 쓰면 별거 안 한 하루 속에서도 뭔가를 느끼고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뽀모도로 집중법'에 관심이 갔다. 25분 빡 집중하고 5분 쉬는 거란다. 할 일 앞에서 무한히 정신사 나워지는 나로서 꽤나 끌리는 방법이었다. (왜 이렇게 좋은 습관은 들이기가 어려운 것인가. 그만큼 내 평소 삶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의 좋은 습관이 많지는 않았던 거겠지) 뽀모도로 타이머를 살까 하다가 이내 관뒀다. 요즘 많은 생각을 차지하고 있는 '돈 아끼자'는 생각이 들어서. 티끌 모아 태산이 된다는 것은 작은 티끌이 모이면 크나큰 지출이 된다는 것과 같다. 이걸 이제야,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그간 월급을 받으니 작은 지출을 우습게 여겼는데, 이젠 수입이 확 줄어서인지 작은 돈도 아끼고 싶어졌다. 더 정확하게는 '돈을 모으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또 악착같이 모으는 건 아니다 뭐지 이 모순은)
얼마 전 본가에 일주일가량 내려갔을 때 오랜만에 만난 친구 두 명이 있다. 그들을 보면 요즘 꽤나 부럽다. 확실히 본가에 살면서 직장에 다니면 모이는 돈의 액수가 달랐다. 나는 당장 이 정도밖에 없는데 같은 나이인 저 친구는 벌써 앞서가는 것만 같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와중에도 비교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또 최근에 한 친구는 내 인스타그램 게시물 댓글로 '인생을 잘 즐기는 것 같아서 정말 부럽다'는 글을 남겼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이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이것저것 하면서 잘 즐기면서 사는 것 같긴 하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드는 거다. '낭만이 밥 먹여주나?" 나는 이제 슬슬 돈을 모아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나도 더 이상 어리지만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현재만 바라보며 살 수는 없다. 이제는 미래를 위해 지금을 아끼는, 조금 더 고민하는, 당장 하고 싶던걸 포기해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느낀 거지만 참 자기가 벌어 스스로 먹고산다는 건 정말 어렵고도 귀한 일이다. 가족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내 삶을 꾸려가고 이어간다는 건 굉장한 일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취해야 할 것과 내려놓아야 할 것이 생기고 그런 생각의 과정에서 조금은 어른이 된다.
나는 앞으로 뭘 해 먹고살아야 할까? 결국엔 이 생각이 요즘 고민이다. 어쩌면 내가 간절히 원한다고 생각했던 그것이 이제 더 이상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님을 깨닫는 것은 꽤나 망망대해로 내던져지는 일이다. 나는 책이 좋아서 무작정 서울에 올라왔고 출판사에서 일을 해보았지만, 이제는 다른 방향의 일이 궁금해졌고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그 방향에 있어서는 아직 확신도 없고 감이 잡히지 않는다.
결국 고민은 이것인 것이다. 어떤 일을 하면서 돈을 번다고 치자. 근데 남들처럼 일관된 방향이 아니어도 괜찮을까?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직업이라면? 한마디로 커리어가 한 방향으로 쌓일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이라도 오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걸까? 다양한 생각들이 스쳐간다. 하지만 나는 나를 잘 알기에 우선 흥미로운 일이 보이면 도전할 것 같긴 하지만..
엊그제 정말 오랜만에 한강 러닝을 뛰고 느낀 게 있다. '각 잡고 하지 말자'는 것. 각 잡고 '나 이제부터 진짜 달릴 거야'하는 마음을 먹는 순간 이미 긴장한다. 그냥 편하게 아주 천천히 내 페이스대로 힘을 빼고 달렸더니 웬걸 너무 좋은 거다. 그리고 빨리 달리는 것보다 길게 오래 멈추지 않고 달리는 게 더 좋다는 말을 듣고 힘을 빼고 달린 거였는데 이거다 싶었다. 역시 뭘 하든 힘을 빼고 편안하게 할수록 나에게 더 뭔가 하나라도 남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