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나의 쉼을 위해
쾌적한 환경.
엄청난 연봉.
그러나,
나를 너무나 힘들게 하는 사람들
불편한 환경.
아쉬운 박봉.
그러나,
같이 있기만 해도 웃음 나는 사람들
싫은 이유를 찾고,
미워할 명분을 찾고,
기대를 접는다.
힘들게 하는 사람들을 만든다.
좋은 점을 찾고,
용서할 작은 명분을 붙잡고,
조금은 나아진 내일을 기대한다.
그렇게 같이 웃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우리 마음은 참 대단한 거 같습니다. 한순간에 삶을 지옥도로 만들다가도, 희망을 찾아 웃음을 짓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판도라의 상자’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모든 악한 재앙은 다 세상에 풀어져서 하루하루 고통을 받지만, 그 안에 희망 하나를 품고 살아간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오히려 그 고난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드는 일들을 보면 사뭇 마음이 더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얼마 전 예비군 훈련에서 같이 군 생활을 했던 부소대장을 만났습니다. 정말이지 힘들고 지쳤고 다시 생각해도 힘들었던 시절인데, 그 시절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행복했습니다. 물론 몇 가지 미화되지 않는 기억들은 있고, 아직도 군대 꿈꾸며 식겁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어쨌거나 사람이 좋아서, 같이 했던 대원들이 좋아서, 지금도 자랑스럽고 행복한 기억이 된 거 같습니다. 결국 그 고난이 제 삶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며 이겨낼 용기를 주니 말이죠.
마음의 대단함을 말하자면 시의 후반부가 더 중요한 거 같습니다. 내가 있는 환경이든 사람이든 그 외부적인 조건이 아니라, 오롯이 ‘나’, 더 정확히 ‘나의 마음’을 다스려 쉼을 만드는 과정이니 말이죠. ‘앞에 앉은 사람이 밥 먹는 게 꼴 보기 싫어질 때(?), 그때가 이별을 결심할 때’라는 말이 있습니다. 심지어 한 연구 결과에서는 첫인상은 0.1초 내로 결정되고 잘 바뀌지 않는다고도 합니다. 한 번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면, 계속해서 부정적인 판단을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렇기에 싫다고 느끼고, 그 사람을 미워하기 시작하는 것은 우리 마음에 지옥을 만드는 일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미워하는 일은 생각보다 에너지 소모도 크고, 스트레스를 주는 일입니다. 살인하면 영혼이 부서진다는 말처럼, 미워하는 그것은 분명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입니다. 어떤 이를 미워하면서 즐거운 마음이 드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결국, 용서도 사랑도 다 나를 위해, 나의 쉼을 위해 하는 것 같습니다.
이 글들을 쓰기 위해 100일 동안 산책을 하기로 결심했을 때였습니다. 산의 푸르름과 풍요로움에, 좋은 글들을 읽으며 마음을 갈고 닦으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14일 정도 되었을 때, 마치 세상의 모든 사람을 다 사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예상하셨겠지만, 그날 전 동생에게 아주 큰 분노(?)를 느꼈습니다. 정말 사소한 일이어서 지금은 잘 기억도 안 나는 그 일 때문에 얼마나 동생이 미웠는지 모릅니다. ‘100일 산책은 무슨 그냥 돌지 말고, 쉬어야지.’라는 마음이 차오르던 그때, 무작정 산책을 나갔습니다. 산을 돌다 보니, 기분은 조금씩 풀렸고, 동생의 좋은 점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그가 싫어하는 일들을 했던 저의 모습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1시간 여의 산책 동안 수많은 사람을 용서하고, 그들에게 용서를 구했습니다.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롯이 저를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음의 천국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고, 사랑을 나누고, 감사하는 데에도 인생의 시간은 부족합니다. 이제 당신이 선택할 차례입니다. 천국인가요? 아니면 지옥인가요?
‘나를 위해, 나의 쉼을 위해, 용서하자. 사랑하자. 감사하자. 그리고 용서를 구하자.’
- 세상 가장 귀한 당신의 손에 강유랑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