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미 승자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졌지만 잘 싸웠다.
승패와 상관없이 전략적인 승리였다.
결과적으로 졌을지라도,
이 말들이 단순히 위로를 전하려 했을지라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반드시 이기리라는 포기하지 않는 마음
지는 게 이기는 것일 때도 있다.
그리고, 당신은 이미 승자이다.
이 말들이 단순히 위로가 아니기를,
오늘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용기를 주기를.
축구 대표팀의 경기가 끝나고, 한참 야구의 가을 잔치가 계속되는 요즘. 스포츠가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 세계에서는 수많은 승자의 역사도 있지만, 빛나는 패배들과 포기하지 않는 많은 이들의 모습이 있으니까요. 전쟁처럼 치열하지만, 누구도 죽지 않는 그런 멋진 승부의 세계를 볼 수 있음에 새삼 감사합니다. 흔히 ‘중꺽마’라고도 부르는 시의 첫 구는 축구대표팀으로 알고 있었는데 요즘 대세인 e스포츠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더군요. 어쨌거나 이 말을 볼 때면 전 리우 올림픽에 펜싱 금메달리스트인 박상영 선수가 생각납니다. 3위였던 세계랭킹은 부상으로 21위로 떨어졌고, 십자인대 부상에서 회복된 지는 이제 반년. 어쩌면 기대에서도 멀어진 이 선수가 결승에 간 것이 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결승 전 상대는 헝가리의 베테랑 선수. 박상영 선수는 계속 밀리는 양상으로 갔고 결국,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집니다. 15점이면 패하는 상황에서 10:14. 동시타만 나와도 상대 선수의 점수가 올라 패하는 상황. 그러나 그의 입에서는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가 반복됩니다. 그리고 1점, 1점… 반격을 허용치 않던 그는 결국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자 마지막 공격. 자신이 가장 자신 없던 팡트 공격으로 대역전을 완성한 그가 포효하는 장면은 지금까지 제 가슴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모습입니다.
모두가 포기할지라도, 당신의 패배가 심각할지라도, 오늘의 패배는 결코 끝이 아닙니다. 당신이 패배에 무릎 꿇고 그 의미를 찾지 않는다면, 가슴 아프지만 당신을 그저 위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패배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완벽주의 콤플렉스’를 가진 저는 하나의 실수나 실패에도 큰 좌절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칭찬받기 위함이나 두려움이었고, 해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눈물을 흘리는 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 마음을 조금 바꾸려 합니다. 내 눈에는 실패이고, 잘못된 방법이었던 것들이 제 삶에 아주 큰 영향을 주었고, 더 큰 승리를 위한 초석이었음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인생은 길고 돕는 손길들과 행운은 세상에 넘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패하고 또 패하더라도 결국은 이길 것이라는 확신. 제 삶의 마지막에 묘비에는 ‘잘 놀다 갑니다.’라고 쓸 수 있는, 제 실패마저도 누군가에게 살아갈 희망이 되고 웃음이 되는 그것을 꿈꾸게 됩니다.
또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말도 너무나 좋습니다. 가끔 바득바득 우겨서라도 설득하고 싶고 이기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나서 관계가 더 좋아지는 경우는 못 본 거 같습니다. 사랑하기에 진다는 말. 더 사랑하는 쪽이 언제나 진다는 그 말이 참 좋습니다. 일종의 전략적 승리죠. 표면적으로는 그 사람의 말대로 가고, 말다툼에서 졌지만,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고 좋은 관계를 얻었으니 말이죠. 그러니 어떤 것도 괜찮습니다. 최선을 해 싸우고, 승리를 즐기고, 패배의 쓴맛에 눈물도 흘리지만, 다시금 일어나 나아가는 마음. 그 패배 속에 의미를 찾고 실수를 고치는 모습. 우린 결국 이길 것입니다. 그리고 삶을 살아가고 있는 당신, 이미 승자입니다.
‘최선을 다해 싸운 당신, 포기하지 않는 당신, 결국 이길 것이다. 그리고 이미 승자다.’
- 세상 가장 귀한 당신의 손에 강유랑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