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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하게 흘러가기를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들

by 강유랑

볼수록 웃음이 나는 얼굴이 있다.

들을수록 차분해지는 노래가 있다.

맡는 순간 자신감이 생기는 향수가 있다.

딱 맞는 음료에 곁드려 먹는 음식은 어떠한가.

글을 쓰며 누르는 이 자판이 좋다.


흐름은 그렇게,

내 곁에 있는 것들로 그렇게,

아름답고 유려한 것들로 채워져간다.


정말 정말 예뻐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어쩌면 무책임할 정도로 사랑만 주고 있는 대상이죠. 점차 인기투표 순위에서 밀려감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그 아이가 예쁘고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이 큰 거 같습니다. 가끔 기분 나쁜 일이 있을 때면, 얼굴을 한번 떠올립니다. 그러면 놀랍게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이의 미소란 그렇게나 힘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런 아가들이 늘어갑니다. 예쁜 조카가 생겨서 조카의 얼굴을 한 번씩 봅니다. 진지하게 제 조카가 세상에서 제일 귀엽게 생긴 거 같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얼굴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하루는 아름답고 유려하게 흘러갑니다.

음악 듣는 것도 얼마나 좋은지요. 글을 쓸 때 꼭 피아노로 반주를 깔아두는데, 얼마나 행복하고 마음이 편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 음악을 들으려 글을 쓰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성공을 부르는 느낌이 들어서 음악을 사랑합니다. 가끔 마트에서 나오는 노래들을 들으면서 추억에 빠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복잡한 감정들을 느끼기도 합니다. 슬픈 이별 노래나, 너무 화려한 음악을 들으면 괜히 마음이 불편합니다. 그때는 좋아서 다시 찾아 들으려다가도 결국은 차분한 음악을 듣는 것을 보면, 제게는 평안한 음악이 힐링이 되는 거 같습니다.

친구 어머니가 처음으로 선물해 준 향수를 지금도 가끔 뿌립니다. 많은 소개팅과 데이트, 때로는 중요한 회사 미팅까지 저와 함께한 전우죠. 자신감이 필요한 순간에는 언제나 그 향수가 함께였던 거 같습니다. 향수를 뿌리면 자신감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본 적이 있습니다. 향 하나가 가진 위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은은하게 너무 강하지 않은 향이라 많이 뿌리기도 하는데, 그러면 다음 날에도 카디건에 남은 향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냄새를 맡는 행동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데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매에 남은 그 향을 잠시 맡으면서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합니다.

최근 습관을 하나 만드려다가 실패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밥 먹을 때 물을 포함된 음료를 마시지 않는 습관입니다. 독종으로 유명한 야구 선수 김혜성 선수가 하는 좋은 습관인데요. 야구 괴물들이 모인 MLB에서도 우승 반지를 거머쥔 김 선수가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하는 습관이라고 합니다. 음료수 마시는 것을 워낙에 좋아해서, 식사할 때면 꼭 탄산음료를 많이 먹었습니다. 그나마 제로 음료도 좋아해서 제로로 먹으려고 하는데 가족들은 또 제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결국은 설탕 덩어리를 먹곤 합니다. 그래도 언제나 ‘맛있으면 0칼로리’라는 오래된 격언을 믿으며, 맛있는 음식과 그에 맞는 맛있는 음료를 고르곤 합니다. 그 조합을 찾는 것이 제 삶의 큰 행복이거든요.

글을 쓰면서 삶이 좋아짐을 느낍니다. 걸으면서 깨달았던 것들, 숱한 오디오북을 듣고, 책을 읽었던 것들을 다시 정리하면서 제 가슴에 하나하나 새겨지는 이 느낌이 좋습니다. 동생이 사준 새 키보드 자판의 타건감이 너무 좋습니다. 마치 악기를 연주하듯 글이 쌓여나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어느새 꽤 많이 보낸 이 편지들이 마음을 얼마나 든든하게 하는지 모릅니다. 삶은 그렇게, 글은 그렇게, 나의 기분을 바꿔주는 한순간으로 바뀌는 거 같습니다. 안 좋은 흐름에 있더라도, 당신 곁에는 좋은 것들이 가득합니다. 좋은 흐름을 위한 모든 것이, 당신을 치유하기 위한 모든 것이 늘 당신 곁에 있습니다. 증거는요. 당신이 이 글을 만났다는 사실입니다.


‘아름답고 유려하게, 다시 당신의 즐거운 흐름을 되찾아라!’


- 그 어떤 것보다 경이로운 당신의 손에 ‘강유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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