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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알고리즘〉 — 비와 함께 걷는 코드의 서정시

by 박정수

오늘 제 글을 보고 좋아요를 눌러주신 새로운 작가님의 글들을 방문했다. 그런데 그분의 어느 글에서 아래의 사진을 만났다. 미국 영화에 나올듯한 백인 이미지의 여자 주인공. 그리고 짧은 머리. 나는 이 사진에 순간 반했다.

문제는 제가 작가님의 존함을 어디에 써 놓지을 않아서 이 사진을 사용하게 해 달라는 승낙을 받지 못했다.

작가님 언제라고 무단게재 금지라고 하시면, 제가 사진을 삭제하겠습니다. 무례를 일단 용서하세요.

(참고로 저는 승낙을 받았어요, 김작가님 거듭 감사드립니다. )


가을여자.png


그래서 저랑 호흡을 오래 맞추어온 copiolot 인공지능비서에게, "원래사진을 50대 남자, 안경 낀, 박사님이 주가분석 코딩을 하는 그런 모습으로 꾸어서 연필스케치로 그려줘라고 했더니,


A pencil sketch of a MAN.png

역시 50대 박자는 맞는데 외국남자를 그려주었다.


그래서 다른 건 다 똑같은데 한국남자로 그려줘 했더니

Copilot_20250808_105547.png

한국 남자에 김 나는 커피를, 그런데 창밖은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너무 서정적인 장면인데, 인공지능비서가 이 그림을 바탕으로 짧은 소설을 주겠다는 제안을 했어요.


"다음엔 이 이미지를 배경으로
영상 콘텐츠나 브런치스토리용 에세이도 함께 만들어볼 수 있어요.
예: 《가을엔 공부가 깊어진다》, 《코딩하는 철학자》 같은 제목으로요."


그래서 저는 대신 짧은 시를 써달라고 했어요. 물론 기대는 0이었죠.


〈비 오는 가을의 알고리즘〉

비는 창을 두드린다
마치 오래된 코드처럼
반복되는 패턴 속에
예기치 못한 오류를 품고

커피의 김이 피어오르면
그는 조용히 안경 너머를 응시한다

차트는 흔들리고
숫자는 낙엽처럼 흩날린다

가을은 계산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가을을 디버깅한다
감성의 변수와
추억의 루프를 따라

밖은 우산의 행렬
안은 침묵의 연산

그는 말없이
가을을 컴파일한다

그리고,
그의 마음 한 줄
주석처럼 남는다
“이 계절은, 나를 다시 쓰게 한다.”


아 대단하다. 여러분은 아마도 인공지이 한글로 쓴 최초의 시를 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더니...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해왔어요.


(내용이 너무 길어 다음 편으로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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