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Grisham의 "The Broker" 소개

이태리 커피에 대한 기본상식 배워보기

by 박정수

"존 그리샴의 소설 'The Broker'로 배우는 이탈리아 커피 생존법"

the broker_amazon.jpg Amazon.com: The Broker: A Novel: 9780739334027: Grisham, John, Boutsikaris, Dennis: 도서

참고로 해외서적은 위와 같이 아마존에서 그림을 찾아서 작은 크기의 그림과 소스를 명기해야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 합니다.



저는 솔직히 저는 장편소설을 읽는 다기보다 Percolation, Optimization, Machine Learning, Quantum Computing 등 전문서적이나 주로 수학기호가 잔뜩 많은 영어로 된 학술논문들, 그리고 요즘 한글로는 몽골어기초, 부동산개발 같은 주제의 전문서적, 그리고 경제/주식/금융시장과 관련한 기사 동영상 등과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한강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음에도 그분을 책은 아직도 저의 우선순위에서 지금까지 밀리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유학을 결심한 2007년부터 영어공부 겸해서 찾은 영문소설 Dan Brown의 "The Da Vinci Code"와 그 이후 시리즈에 매료되었고, 또 당시에 쌍벽을 이루던 법률가 출신 John Grisham의 "The Broker"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그 책에서 이태리와 커피에 대한 많은 공부를 한 기억이 나요. 그래서 오늘의 글은 최근 이태리 와인에 대한 공부를 하다가 연상이 된 "The Broker"에 대한 요약내용 (인공지능 비서인 CLAUDE가 원본을 충실히 요약해 주며, 옛 기억을 그대로 재현해 주었다)을 여러분에게도 소개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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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거리에서 시작된 커피 수업

존 그리샴의 법정 스릴러 소설 'The Broker(중개인, 2005)'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한다. 워싱턴 DC의 막강한 로비스트였던 조엘 백맨(Joel Backman)은 연방 교도소에서 6년을 보낸 후, 갑자기 대통령 특사로 석방된다. 하지만 이것은 자유가 아니라 또 다른 감옥의 시작이었다. CIA는 그를 이탈리아 볼로냐로 보내 '미끼'로 사용하려 한다. 그를 죽이려는 세력이 누구인지 밝혀내기 위해서다.

(Marco Lazzeri), 에르만노(Ermanno)

볼로냐에 도착한 조엘은 새로운 신분 '마르코 라짜리(Marco Lazzeri)'로 살아가야 한다. 이탈리아어를 배우고, 이탈리아 사람처럼 행동하고, 눈에 띄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첫 번째 관문은 바로 '커피'였다.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조엘의 이탈리아어 교사이자 안내자인 에르만노(Ermanno)가 그에게 이탈리아 커피 문화를 가르치는 부분이다. 에르만노는 조엘을 동네 바(Bar)로 데려가며 말한다.


"이탈리아에서 살아남으려면 커피부터 제대로 마실 줄 알아야 해요."


바에서의 첫 수업: 에스프레소는 서서 마신다

에르만노는 조엘을 작은 바로 데려간다. 아침 시간, 바는 출근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모두들 카운터 앞에 서서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있다. 에르만노가 설명한다.


"이탈리아에서 '카페(caffè)'라고 하면 에스프레소를 의미해요. 아메리카노 같은 건 없어요. 그리고 보세요, 모두 서서 마시죠? 앉아서 마시면 가격이 2~3배 비싸집니다. 이탈리아인들은 바에 들어가서, 카운터에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하고, 서서 2~3분 안에 마시고 나갑니다. 이게 이탈리아 방식이에요."


조엘은 당황한다. 미국에서 그는 스타벅스의 벤티 사이즈 커피를 들고 다니며 하루를 시작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내려진 에스프레소는 작은 잔에 담긴 30ml 정도의 진한 검은 액체다. 설탕이 잔 옆에 놓여 있다.


"설탕을 넣어도 되나요?" 조엘이 묻는다.

"물론이죠. 이탈리아인들은 대부분 설탕을 넣어요. 한 스푼, 때로는 두 스푼. 잘 저어서 한 번에 마셔버리세요. 조금씩 홀짝이는 게 아니에요."


카푸치노의 엄격한 규칙

며칠 후, 에르만노는 조엘에게 카푸치노에 대해 가르친다. 이번에도 규칙은 명확하다.


"카푸치노는 아침에만 마십니다. 절대로, 절대로 점심 이후에는 마시지 마세요. 이탈리아인들은 우유가 들어간 커피가 소화를 방해한다고 믿어요. 만약 당신이 오후 3시에 레스토랑에서 카푸치노를 주문하면, 웨이터가 당신을 쳐다볼 거예요. '아, 관광객이구나' 하고요."


소설 속에서 조엘은 이 규칙을 어겼다가 실제로 이상한 눈빛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점심 식사 후 습관적으로 카푸치노를 주문했는데, 웨이터가 잠시 멈칫하며 "정말요?"라고 되묻는다. 조엘은 그제야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에르만노는 계속 설명한다. "식사 후에는 항상 에스프레소예요. 카페, 아니면 카페 마끼아또(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을 살짝 얹은 것). 카푸치노, 라테, 이런 건 아침 음료입니다."


Bar(바)의 문화: 커피는 사교의 시작

그리샴은 소설에서 이탈리아 바 문화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바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다. 동네의 사교 중심지다. 아침에 출근 전 들러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바리스타와 인사를 나누고, 신문을 읽고, 옆 사람과 날씨나 축구 이야기를 나눈다.


조엘은 매일 아침 같은 바에 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낯선 사람이었지만, 며칠이 지나자 바리스타가 그를 알아본다. "부온조르노, 마르코! 에스프레소?" 조엘은 고개를 끄덕이고, 1유로를 카운터에 놓는다. 바리스타는 능숙하게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그 앞에 내려놓는다. 30초의 대화, 2분의 커피, 그리고 하루가 시작된다.


소설은 이 반복되는 일상이 조엘에게 어떤 의미인지 보여준다. 매일 같은 바에 가고, 같은 커피를 마시고, 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이것이 바로 이탈리아 생활의 리듬이다. 조엘은 서서히 이 리듬에 익숙해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마르코'가 되어간다.


커피 용어: 살아남기 위한 필수 어휘

에르만노는 조엘에게 기본 커피 용어를 가르친다. 소설에서는 이 장면이 꽤 자세하게 나온다.


"Caffè" (카페): 에스프레소. 이탈리아에서 그냥 '커피'라고 하면 이것이다.

"Caffè doppio" (카페 도피오): 더블 에스프레소. 두 샷.

"Caffè macchiato" (카페 마끼아또):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을 살짝 얹은 것. '마끼아또'는 '얼룩진'이라는 뜻.

"Caffè corretto" (카페 코레또): 에스프레소에 그라파(grappa, 이탈리아 독주)를 넣은 것. '코레또'는 '수정된' 또는 '강화된'이라는 뜻. 주로 추운 아침이나 저녁 식사 후에 마신다.

"Cappuccino" (카푸치노): 에스프레소에 스팀 우유와 우유 거품을 넣은 것. 아침에만.

"Caffè latte" (카페 라테):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많이 넣은 것. 이것도 아침에만. 참고로 이탈리아에서 그냥 "라테"라고 주문하면 우유만 나온다. 반드시 "카페 라테"라고 해야 한다.

"Caffè americano" (카페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넣은 것. 이탈리아인들은 이걸 거의 마시지 않는다. 관광객들이나 마시는 것으로 여긴다.


조엘은 이 용어들을 공책에 적고 반복해서 연습한다. 그의 목숨이 이탈리아인처럼 행동하는 데 달려 있기 때문이다.


지역마다 다른 커피 문화

소설이 진행되면서 조엘은 볼로냐를 벗어나 다른 도시들을 여행한다. 그리고 지역마다 커피 문화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베네치아의 바에서는 에스프레소를 '온브라(ombra)'라고 부른다. '그늘'이라는 뜻인데, 옛날 산 마르코 광장의 상인들이 종탑 그늘에서 와인을 마시던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나폴리에서는 커피가 더 진하고 강하다. 나폴리 인들은 에스프레소를 마치 샷처럼 단숨에 들이켠다. 설탕도 더 많이 넣는다.


밀라노의 고급 바에서는 커피와 함께 작은 초콜릿이나 비스킷이 나온다. 북부 이탈리아의 세련됨이다.


커피로 시간을 읽다

그리샴은 소설에서 흥미로운 관찰을 보여준다. 이탈리아에서는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의 종류로 시간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아침 7~11시: 카푸치노, 카페 라테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바는 크루아상(꼬르네또)을 먹으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로 붐빈다.

점심 이후: 에스프레소만.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에스프레소로 마무리한다.

오후 4~5시: 에스프레소나 카페 마끼아또. 오후의 작은 휴식.

저녁 식사 후: 에스프레소, 때로는 카페 코레또. 소화를 돕기 위해.


조엘은 이 패턴을 익히면서 서서히 이탈리아 생활의 리듬에 동화된다. 시계를 보지 않아도 바에서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로 대략의 시간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커피는 정체성이다

소설의 중반부, 조엘은 깨닫는다. 이탈리아에서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정체성의 일부라는 것을. 아침에 카푸치노를 마시지 않고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것, 바에서 서서 빠르게 커피를 마시고 나가는 것, 점심 후 에스프레소로 식사를 마무리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이탈리아인처럼 보이기' 위해 필요한 행동이다.


한 장면에서 조엘은 에르만노에게 묻는다. "왜 이렇게 커피에 규칙이 많은 거죠? 그냥 원하는 걸 마시면 안 되나요?"


에르만노가 웃으며 답한다. "물론 원하는 걸 마실 수 있어요. 하지만 이탈리아인들은 커피를 수백 년 동안 마셔왔어요. 우리는 무엇이 맛있고 무엇이 소화에 좋은지 알아요. 오전에 우유가 든 커피를 마시면 부드럽고 포만감이 있어요. 식사 후에는 강한 에스프레소가 소화를 도와요. 이건 규칙이 아니라 지혜예요."


커피와 생존

소설의 클라이맥스로 가면서, 조엘의 커피 습관은 그의 생존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그를 추적하는 세력은 그의 행동 패턴을 분석한다. 매일 아침 같은 바에 가는 것, 같은 시간에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것. 조엘은 너무 익숙해진 루틴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동시에 이 루틴이 그를 보호하기도 한다. 그가 완벽하게 이탈리아인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추적자들은 그를 찾기 어려워한다. 수백 명의 이탈리아 남자들이 매일 아침 같은 바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조엘은 그들 중 하나일 뿐이다.


소설이 가르쳐주는 것

'The Broker'는 법정 스릴러이지만, 동시에 문화 적응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샴은 커피라는 작은 디테일을 통해 더 큰 진실을 보여준다. 외국 문화에 적응한다는 것은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문화의 리듬, 습관, 사소한 규칙들을 몸으로 익히는 것이다.


조엘이 커피 마시는 법을 배우는 과정은, 사실 이탈리아인으로 '변신'하는 과정의 은유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규칙이 복잡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러워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는 더 이상 미국인 조엘 백맨이 아니라, 이탈리아인 마르코 라짜리가 되어 있다.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

이 소설을 읽고 실제로 이탈리아에 가면, 조엘이 배운 것들을 실천해 볼 수 있다. 아침에 바에 들어가 카운터 앞에 서서 "Un cappuccino, per favore(카푸치노 하나 주세요)"라고 말해보는 것. 점심 식사 후 에스프레소로 마무리하는 것. 서서 2분 만에 커피를 마시고 나오는 것.


이 작은 행동들이 여행을 완전히 다르게 만든다. 관광객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바리스타가 당신을 기억하고, 두 번째 방문에 미소를 지어준다. 당신은 이제 그 동네의 일부가 된 것이다.


결론: 한 잔의 커피에 담긴 문화

존 그리샴의 'The Broker'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을 가르쳐준다. 커피 한 잔에도 문화가 담겨 있다는 것. 이탈리아인들에게 커피는 단순한 카페인 섭취가 아니라, 하루의 리듬을 만들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정체성을 확인하는 행위다.


우리가 이탈리아를 여행하거나, 이탈리아 문화를 이해하려 할 때, 커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좋은 출발점이다. 에스프레소 한 잔을 제대로 마실 줄 안다는 것은, 이탈리아 삶의 방식을 존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설 속 조엘 백맨처럼, 우리도 낯선 문화 앞에서 때로는 어색하고 실수를 한다. 하지만 배우려는 의지와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면, 작은 에스프레소 잔 속에서도 큰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


다음에 이탈리아에 가거든, 아침에 바에 들어가 카운터 앞에 서서 "Un caffè, per favore"라고 말해보자. 그리고 30초 만에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나오자. 그 순간, 당신은 조금 더 이탈리아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The Broker의 소개된 커피 이야기를 중심으로 써봤습니다. 그러나 이태리 여자와의 사랑 내용은 직접 인용하지는 않았지만, 작품 속 장면들과 분위기를 그림으로만 표현했어요. 이런 '문학 작품을 통한 문화 이해' 형식도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것 같습니다! 이번 가을에 꼭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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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인들이 같은 반도의 민족이라서 한국들처럼 서두를까요? 커피를 원샷 하듯이요?

다음 편은 "이태리인은 점심을 두 시간 동안 먹는다.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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