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타고 시드니 가기_0편: 인천항 출발

나의 2008년 크루즈 여행기_시드니편(프롤로그)

by 박정수

2008년8월29일, 우리 가족은 Sun Princess호에 승선하기 위해 인천항에서 중국 북경으로 가는 관문인 천진(텐진)으로 출발한다. 이왕 배로 시작하는 여행이라, 북경까지 2시간만에 가는 비행기를 포기하고, 인천에서 매주 화/금 2회 출발하는 중형급 정기선인 진천페리(www.jincheonferry.co.kr)를 타기로 했다.

이주를 위한 이사짐을 8월27일 이미 보내버린 터라 이틀을 집 근처에 있는 팔레스호텔에서 머물고, 대형짐이 많은 관계로 대형밴 택시로 인천 제2국제부두로 향했다.


배편은 만약을 위해서 7월에 미리 예약을 했지만, 배여행이 처음이라서, 자칫 본래의 목적인 크루즈 여행에 지장을 주지나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노심초사하며, 초행길인 택시기사아저씨와 어찌 어찌 물어 물어 부두에 도착했다.


대형짐들은 미리 승선을 시키고, 우리는 옷가지 등이 있는 작은 짐들만 가지고 25시간의 여행길에 올랐다. 24일간의 크루즈를 생각하면 25시간은 껌이다.


나는 가장 크고 고급인 Royal Suite 1장과 가장 싼 일반실 1개를 각각 구매해서 가격으로는 중간급인 Suite 정도로 4인이 여행을 하는 샘이지만, 2인실인 Royal Suite 1방에서 4명이 모두 모여 가기 위함이다.


방은 크기도 크지만, 소파도 있어서 4명이 하루를 지내기에는 충분히 훌륭했다. 25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폐쇄된 공간인 배에서 어떻게 보내나 걱정을 했지만, 식사도 하고, 이곳 저곳 구경도 하고, 준비해간 PMP영화도 보고,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갔다.


배멀미를 연상케하는 국내 섬여행들과는 달리 신기하게도 배가 흔들리는 느낌이 적었고, 멀미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배에는 중국인들이 다수이고, 중국인들의 저가 단체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식사는 한식위주로 약 5천원 상당의 음식들을 하루 3끼 제공한다. 식사시간에 사람들이 집중되는 관계로 15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고역이었지만.


인천에서 오후 7에 배가 떠난 관계로 아침까지는 잠을 잘 청할 수 있었고, 도착 시간인 현지 오후 7시까지는 한국 위성방송과 망망대해도 보면서 그렇게 시간이 잘 갔다.


기상상태가 좋아서인지 우리는 예정보다 1시간 빨리 천진항에 도착했으나, 통관수속을 위한 하선은 예정대로 7시에 시작되어, 정말 지루하게 정박한 배에서 1시간을 보내면서 하선했다.


600여명이 동시에 입국심사를 함에 따라 입국 심사장은 아수라 장이 되었는데, 우리는 비행기의 Baggage Claim과는 달리 입국심사 이전에 짐을 찾아야 하는 것을 모르고, 심사장을 통과했다가 다시 돌아가서 짐을 찾아 다시 두번 심사장을 통과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사전에 여행사를 통해 예약을 한, 북경에서 출발해서 온 가이드를 만나서, 약 1시간 정도인 천진시내에 소재한 호텔로 출발했다. 그런데, 천진시내에 익숙하지 못한 가이드와 운전기사 덕에 2시간여 호텔을 찾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천진시내의 야경을 공짜로 구경하게 되었다. 지방 도시인 천진이지만 대형 호텔등 개발 붐이 불고 있었으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의 모습을 이곳 변방에서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세계 어디를 가도 많이 볼 수 있는 한국 자동차보다는 폭스바겐 등 현지 조립차와 현지 차들이 많아 보인다.

나는 집사람과 한국에서 가져온 와인을 한잔 하며 피곤한 몸을 침대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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