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 드는 것
하루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것은 저마다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하루의 시작과 끝을 느끼는 것은 잠에 들고, 잠에서 깬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하루의 시작과 끝을 '잠'으로 인지한다. 누군가에게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소중한 시간이자, 또 다른 이에게는 하루를 끝내기에 가장 힘들고 고달픈 시간일 것이다.
나에게는 한 번은 이런 날도 있었다. 맨날 술과 담배에 만 하고, 학교 수업도 다 째먹었던 날. 대학생으로서 보여줄 만한 행동은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 마신 술 때문에 숙취에 머리가 깨질 것 같았고, 그 당시에는 내가 해야 할 '책임감'같은 것은 없었다.
그날도 그렇게, 한 것도 없는 하루에 좌절을 하며, 맥주에 잔뜩 취한 채로, 수면제를 먹고, 자기만을 기다렸다.
평소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신 탓일까, 잠들기 전 극한 자기 혐오감에 빠졌고, 자해를 했다.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자해를 한다고 죽지 않는다는 것. 그 당시에는, 나에 대한 혐오감을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했던 것 같다.
'멍청하고 게으른 새끼', '병신같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새끼' 내가 제일 많이 한 말 중에 하나였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침대에는 피가 한가득이었고, 그걸 수습하느라 꽤나 애를 먹었었다. 한편으로는 일어나, 살아있다는 것에 조금이나마 원망을 했었다.
나라고 해서, 처음부터 이런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다, 고민이라고는 내일 무엇을 할까라고 생각했을 시절, 그 시절의 나는 누구보다 순수했고, 총명했었다.
매일 하루하루 자는 시간이 기대가 되었고, 오히려 오늘 하고 싶은 것을 다 하지 못해서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렇게 하루가 너무나도 짧다고 생각해 아쉬움에 잠이 들고, 다음 아침 일찍 잠에 깨서, 오늘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지금 현재의 나는 어떨까. 오늘 하루 내가 했던 행동이나 언행들에 실수했다 생각하며, 후회에 가득하다. 그 안에는 후회와 내가 했던 바보 같았던 것들 뿐만이 아닌 불안, 공허 등이 섞인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너무나도 달라져있기 때문이다.
그게 비록 남들에게 보이는 '나'는 전과 지금도 달라짐 없이 철없는 애라는 것 빼고.
나는 잠에 들기가 힘들다. 그냥 남들처럼 편하게 자고 싶고, 남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 잠을 자기 위해 수면제를 먹어가며, 잠이 올 때까지 불안 해 하면서 있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극한까지 갉아먹는 것은 타인에 의한 것이 아닌, 내 때문인 것 같다.
오늘은 괜찮았었지, 내일은 괜찮겠지, 내가 항상 생각하는 것은 다가 올 미래 그리고 이미 일어진 과거에 대해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자기 합리화라고 생각될 수도 있고, 현실 도피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괜찮았었고, 괜찮아질 것이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야지. 그래야 조금 더 깊게 잠이 들 수 있으니. 누군가에게는 잠 못 드는 하루라서 또는 누군가에게는 행복 한 하루라, 우리 모두에게는 다른 하루를 살았고, 다른 내일을 살 거 기 때문이다.
모두 고생 많았다.
타인이 모르는 '내가'사는 오늘을 위해 애써준 나 자신 '스스로'를 위해.
오늘은 잠에 푹 들기 바란다.
그러길 간절하게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