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미래 그리고 현실에 대한 불안
과거에 나는 어땠을까, 천진난만하고 철이 없었던 시절이기도 하면서, 가장 많이 사고를 친 시절이기도 하다.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항상 주저 없이 도전했으며, 새로운 환경에 부딪치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았었다.
한 예기로, 5학년때 나는 왕따를 당했었다, 쉬는 시간에는 다른 아이들한테 맞았었고, 그 시절 유행하는 '세븐나이츠'라는 게임의 스킬이라고 하면서, 나에게 때렸었다. 빗자루로도 맞아 보았고, 하굣길에는 누군가 내 신발을 교실 밖으로 던진 적도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안 부모님은 물론 가슴이 찢어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설상가상 그 시기에는 아버지가 1형 당뇨진단까지 받아 우리 집 분위기가 초토화가 되어 있었다.
거기에 아들의 왕따까지.
지금 나로 써도, 그때 당시 부모님이 얼마나 힘드셨을지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아직 애를 가지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누군가를 지켜야 할 책임감을 아직 지지 않아도 되어서일까.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전교 부회장을 뽑는다고 할 때, 나는 당당하게 손을 들었다. 물론 교실 안 분위기도 웅성 됐었다.
얘가? 미쳤나?라는 분위기였으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정말 미친 건 맞는 것 같다.
따를 당하는, 소위 친구도 없는 애가, 무슨 깡으로 전교 부회장 같은 걸 나간단 말인가.
나를 지지하는 사람도, 공약 지를 써서 붙여야 할 때도, 아무도 내 곁에는 없었다.
나 혼자 다 하고, 나 혼자 모든 것을 했었다.
속상하지는 않았다, 단지 그 시절에는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에 매우 들떠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선거 결과가 처참하다 못해, 보기 힘들 정도였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그 시절에는 다 괜찮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과거에 내가 날려먹은 시간, 내가 했던 경솔한 언행에 대한 후회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지금으로 돌아와 보자.
지금이라고 해도 그전과 별반 다른 것이 있을까.
달라졌다고 하면, 나의 성격일 것이다.
지금 나는 무기력하다, 어쩌면 무기력하고 우울증이 있다는 이유 안으로 숨어서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하는 모든 행위를, 그냥 난 우울증에 걸렸으니까, 마음이 힘드니까, 이렇게 이유를 만들어 하루하루를 그냥 낭비하고 있으니까.
나 스스로 생각을 해도 변명인 것 같다. 계속해서 다가올 미래에 대해 우울해하면서, 바뀌고자 하는 의지는 전혀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삶을 계속해서 추구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는 것은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자각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나는 캐나다에 있는 한 대학교를 다니다가 정학을 당해, 한국에서 지내고 있는 상태이다, 전공은 그래도 고등학교 때 공부를 열심히 한 덕분에 컴퓨터 공학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대학교에 가서 공부는 거의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뭐, 나름대로 재미있게 살았던 것 같다.
지금 시간이 지나, 생각을 했을 때는 많은 것이 불안으로 찾아왔다.
캐나다 영주권은 언제 따지, 대학교에 다시 돌아가는 게 정말로 맞는 걸까, 내가 다가올 미래에 대해 준비를 하지 않는데, 막상 돌아가서 전이랑 똑같은 삶으로 돌아오면 어떻게 하지?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불안은 수천 가지이다, 하지만 정작 그 불안을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는 없다.
숙제가 점점 쌓이면 쌓일수록 할 의지가 사라지는 것처럼, 불안이란 녀석도 똑같은 것 같다.
작은 불안 한 개 한 개가, 쌓이면 쌓일수록, 해결하기 힘들어지고, 나중에는 포기하게 된다.
지금 나는 불안한 요소를 해결하는 것을 포기했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다 해결할 수 없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것부터 할 것이다, 얼마나 시간이 걸리든, 설상 그게 부족할지라도, 욕심내지 말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정체기는 누군가에게 있어도, 그 정체기가 너무 길어지면 내가 너무 힘들어지니까. 그러니까 만들지 말자, 의미 없는 정체기를.
그리고 생각하지 말자, 해결할 수 없는 불안에 대해서.
설상, 마음을 단단히 먹어도, 어쩔 수 없이 '불안'이라는 녀석이 찾아올지 몰라도.
받아들이면서, 아파하면서, 이겨내 보자.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바보 같았던 하루도, 멍청했던 과거도, 언젠가는 그때는 그랬구나 하면서 웃으면서 회상하며 생각할 수 있는 날이 찾아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