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봄볕 병아리
너를 품고 건너온
수많은 밤들이
조용히 시간의 페이지로
쌓일 때마다
나는 마치 그것이
사랑의 전부인 것처럼
함부로 너의 문장을 써 내려갔다
너라는 표지 위에
‘내 것’이라는 욕망을 덧입히고
너의 작은 입술에
나의 잔향을 얹으며
얼마나 많은 너를 지워왔던가
불현 듯
두려움이 마음 끝에 걸려들 때
그제야 알았다
너는 오롯이 너의 것임을
웃음과 침묵과 흔들리는 날들과
반짝이는 순간들이 뒤섞여
너의 눈동자의 언어로 쓰여질 때
나는 너의
첫 번째 독자이기로 했다
가장 가까이에서
오래 곁에 머물며
더는 너를 함부로 편집하지 않기로 했다
너의 저작권에 잠겨
온전히 너로서
진심을 다해 사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