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독자(저작권의 날 공모전)

by. 봄볕 병아리

by 봄볕

너를 품고 건너온

수많은 밤들이

조용히 시간의 페이지로

쌓일 때마다


나는 마치 그것이

사랑의 전부인 것처럼

함부로 너의 문장을 써 내려갔다

너라는 표지 위에

‘내 것’이라는 욕망을 덧입히고

너의 작은 입술에

나의 잔향을 얹으며

얼마나 많은 너를 지워왔던가


불현 듯

두려움이 마음 끝에 걸려들 때

그제야 알았다

너는 오롯이 너의 것임을


웃음과 침묵과 흔들리는 날들과

반짝이는 순간들이 뒤섞여

너의 눈동자의 언어로 쓰여질 때


나는 너의

첫 번째 독자이기로 했다

가장 가까이에서

오래 곁에 머물며

더는 너를 함부로 편집하지 않기로 했다


너의 저작권에 잠겨

온전히 너로서

진심을 다해 사랑하기로 했다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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