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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멧새 2 02화

아, 그거였구나

by 최연수

그 바람이 분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구나.

여기까지 온 것은

바람 때문이었구나.


그 불속을 지나온 것은

운명이 아닌 섭리였구나.

달궈지고 두드려진 것은

불 때문이었구나.


겹겹이 싸인 슬픔과 아픔은

껍질이 아닌 알맹이었구나.

벗기고 벗겨도 드러난 것은

아직도 껍질뿐이구나.




희수(喜壽)를 맞이하여 지난 나그네 인생을 뒤돌아본다. 반생(半生)을 살면서 겪었던, 풍랑(風浪) 이는 항해(航海)와 사막(砂漠)의 횡단(橫斷)은, 정금(正金)이 되기 위한 용광로(鎔鑛爐)의 제련(製鍊)이었다. 하나님나라에 가는 길은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 교훈(敎訓)이었다. 마귀와의 전쟁에서 승리(勝利)하기 위한 강도(强度) 높은 훈련(訓練)이었다. 그러나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다.(빌3:12)

솔로몬의 잠언(箴言)처럼 모든 수고가 헛되고 헛되지만(잠1: ), 주의 일에 힘쓰고 수고하는 일은 헛되지 않은 줄 안다는 바울의 서신(고전15:58)이 진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대문 밖이 저승길이라는데, 남은 세월 무엇을 하랴. ‘잘 믿고 바로 믿자’는 한 마디 말 밖에 없다. 신앙생활도 기복이 있어, 그 동안 오르락내리락 하고 뜨거워졌다 식었다 하였지만,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딤후4:7,8)라는 바울의 고백이 나의 고백(告白)이 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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