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재건장로 영전에 바치는 노래
그 날 그 시간 새벽기도 가는길에
화사한 능소화를 머리에 이고,
내 앞을 지나가는 승용차를 보았네.
그 누가 엮은 꽃다발일까?
밤새 잠 못 이루고 뒤척거리던
별들의 넋이 꽃으로 피어
살포시 내려앉았던 것일세.
한번 쯤 뒤 돌아볼만도 한데
뭐가 그리도 바쁘기에,
길벗 되어 오순도순 함께 가자했거늘,
붙잡은 소매 뿌리치고 홀로 간다는 말인가?
아직도 갈 길은 멀고 할 일도 많은데,
하나님의 품이 그리도 그리웠던가?
생명수 강이 흐르는 그 나라에
그리도 가고싶었단 말인가?
안개처럼 사라진 그 길 바닥에
움푹 파인 발자국만 남았군 그래.
우리들의 세대가
유난히 비바람 치던 세월 아니었던가?
행복한 가정 꾸리느라고,
외동딸 세계 무대에 내 보내느라고,
주님 몸된 교회 충성스럽게 섬기느라고,
가물거리는 이 사회의 심지에 기름을 붓느라고,
흘렸던 땀과 눈물이
그 발자국에 흥건히 괴었군 그래.
참 수고했네.
이제 편히 쉬게나.
문득 쳐다보니 또 한 그루의 나무.
맞아, 자네가 심고 가꾼 나무일세.
믿음의 뿌리가 땅속 깊이 뻗어내리고,
소망의 가지가 하늘 높이 뻗어오르며,
사랑의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네 그려.
우리 이 나뭇가지에서 날개를 접고 쉬면서
청아한 화음으로 찬양을 하겠네.
그래, 그 길이 끝이 아니라 새 출발이랬지.
우리 서로 다시 만나리라 했지.
왜 눈물인들 없으랴만
그래서 씹어 삼키며 웃어보이겠네.
난들 어찌 한숨이 없으랴만
곡이 아니라 할렐루야를 부르겠네.
자네나 나나 세상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사람은 아니었지.
우리가 두 번을 산다해도
세상을 깜짝 놀래주는 일을 하겠나?
그저
사랑하는 아내와 따님이 이렇게 의연하게 사노라고,
귀여운 손주들이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노라고,
꿈에도 그리던 아름다운 새 성전에서
친구들이 이렇게 교회를 잘 섬기노라고,
자잘한 사연이나마 이렇게 편지를 써 보내면,
하늘 친구들과 함께 펼쳐보게나.
능소화 머리에 이고 달리던 그 차 안에,
검정 머리와 하얀 이 모두 벗어버린
자네의 영혼이 타고 있었군 그래.
얼굴에 검버섯 피고 주름살 늘기 전에
내친걸음이니 잘 가게나 친구여.
맑고 깨끗한 그 영혼 때 묻기 전에
어서 가게나 친구여. 안녕.
2014.6.27 친구 연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