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시

by 열목어




차츰 편할 대로 무너지려고

조금씩 길을 좁히고 있는 돌담을

솔이끼가 지탱하고 있었다


저도 몰래 낮아져 평등하게 바닥으로

흩어진 것들 아래로 고루어 주면서

평평하게 덮은데 지그시 그 위로


제 새끼들 고루고루 빠짐도 없이

따시게 품어 굴리어 주면서 하늘은

무덤도 돌담도 사람도 쓰다듬는다


차츰 편할 대로 누워보려고

조금씩 경계를 이울어가는 시간을

사람 하나가 지탱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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