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나에게도 다정해지기로 했다.
OO아, 요즘 너는 어떠니?
무슨 생각을 하며 하루를 지나고 있니?
많이 지치고, 버거워하는 것 같아.
솔직히 말하면, 괜찮지 않은 날이 더 많지.
그동안 참 열심히 살아왔잖아.
그런데도 제자리인 것 같아
불안할 때가 많았지.
너와 오랜 시간을 함께했는데도
나는 아직 너를 다 알지 못하겠어.
그래서 이제라도,
천천히 너를 알아가 보려 해.
생각해 보면, 나는 너에게 칭찬을 아끼고
대신 남을 위로하느라 너를 놓치곤 했어.
너보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더 봤지.
OO아, 너무 인색하게 굴어서 미안해.
하고 싶은 말을 꾹꾹 눌러 삼키게 하고,
주눅 들게 해서 미안해.
참 많이 힘들었을 거야.
울고 싶을 때도 많았겠지.
그래도 웃으며 하루를 견디고,
끝까지 버텨냈잖아.
그건 정말 대단한 일이야.
고생 많았어, OO아.
이제는 조금 달라져도 괜찮아.
네가 정말 좋아하는 걸 찾아가자.
소소한 행복을 잊지 말고,
재미있게 살아보자.
가다 힘들면 잠시 쉬어도 돼.
멈춰도 괜찮아, 다시 걸으면 되니까.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나아지길,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단단해지길 바라.
OO아, 지금까지 정말 잘해왔어.
앞으로도 분명 잘 해낼 거야.
그러니 오늘은 너 자신에게 고마워하자.
그리고 이렇게 말해줘!
“괜찮아, 넌 충분히 잘하고 있어.”
어떤 책에서 읽은 적이 있어.
자신을 알기 위해선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한다고 해
20대의 나는 시간은 있었지만
돈이 없었고,
30대의 나는 돈은 있었지만
시간이 없었어.
그래서 늘 핑계를 대며
너를 미뤘던 것 같아.
네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고,
힘들다는 신호를 그냥 넘겼어.
하지만 이제는, 내 온 마음으로
너를 알아가보려 해.
너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조금 더 들여다보고 다정히 헤아려보려 해.
돈이 아깝다고, 아직 자격이 없다고,
안 될 것 같다고 미리 겁먹지 않으려 해.
너는 괜찮은 사람이야.
그러니까 이제는 너 자신을
더 사랑해 보자.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언제나 어디서나
지금 이 모습 그대로 살아가보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를 이해하려는 그 마음이
이미 충분히 빛나고 있으니까.

✨ 작가 코멘트
이 편지는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한 장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대사를 내 삶에 옮겨와, 지금의 나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썼어요.
괜찮지 않은 날에도 살아 있는 나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길 바라며, 이 마음을 당신에게도 건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찾아올게요.
https://brunch.co.kr/brunchbook/721b65ec84434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