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이스탄불 회담 : 아무 일도 없었다

- 외면, 절박, 그리고 연출 -

by 전략 문학

(이 글은 '대체역사' 항목에 포함됩니다.)

(가져가시는 건 자유지만, 출처를 명기해주세요)

https://www.yna.co.kr/view/AKR20250515005453080?section=international/all&site=topnews02


회담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그러나 결말은 이미 쓰여 있다.

단 한 줄.

아무 일도 없었다.


2025년 5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휴전 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회담 개시 전날, 러시아는 대표단 명단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불참, 2022년 협상 대표였던 메딘스키 보좌관이 단장을 맡는다.

국방 · 외교 · 정보 분야의 중간급 인사들이 그를 따른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회담 제안을 공개적으로 수용했지만,

러시아의 대표단 발표 이후에도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국 측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회담 직전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담은 예정대로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그 장소에 푸틴도, 젤렌스키도, 트럼프도 없다.

말만 있고, 만남은 없다.


푸틴은 협상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회담을 제안했지만, 자신은 대표단 명단에 포함하지 않았다.

메딘스키를 필두로 하는 대표단은 2022년 구성 그대로를 복사한 듯하였고,

실질적인 협상보다는 '형시적인 대응'을 위한 수단이었다.

이는 젤렌스키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의 적법성을 부정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푸틴을 만나겠다고 먼저 제안했다.

그는 회담 직전까지 "우리는 협상에 준비되어 있다"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실제 회담장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푸틴의 불참을 확인한 뒤, '회담 제안은 했지만 결과는 러시아 책임'이라는 구도를 택했다.

이는 서방세계에 대한 체면 유지이자, 외교적 명분을 잃지 않으려는 정치적 절박함이 작동한 결과다.


트럼프는 중동 순방 중이었다.

그는 젤렌스키의 요청으로 회담 참석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회담 직전 '불참'을 확정 지었다.

중재자 역할은 포기했지만 '중재를 시도한 기록'은 남겼다.

중동 빅딜, 예멘 휴전 등으로 외교 치적을 쌓고 있는 트럼프에게 이 회담은

단순히 또 하나의 외교 연출 무대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 회담은 사실상 2022년 이스탄불 회담의 반복이다.

대표단도, 입장도, 결과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기껏해야 전쟁포로나 전사자 유해를 교환하자는 말이 오갈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이미 전선, 적십자에서 조용히 처리되고 있다.

이 회담은 그보다도 의미 없는 연극이다.


푸틴은 '정당한 외교 노력'의 이미지를 확보했다.

젤렌스키는 '우리는 열려 있었다'라는 외교적인 명분을 확보했다.
트럼프는 '분쟁과 갈등의 중재자'라는 이미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전선에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

실질 없는 회담이 반복될수록, 국내외 적인 협상 피로감은 증가하기 마련이다.

전쟁은 계속되지만, 누구도 이 전쟁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다면, 진짜 회담은 철혈로써 이루어질 것이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 회담은 열렸지만, 실제로는 열리지 않은 회담이다.

그들은 만나지 않았다.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각자의 자리에서 카메라와 기자 앞에 섰고, 침묵을 연기한다.

아무 말도 없었지만 모두가 할 말을 했다.


이상은 말에서 시작되지만 전쟁은 언제나 철혈로 끝난다.

그리고 전선은 오늘도, 내일도 이어진다.

아무 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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