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점심
점심시간이 되어 회사 구내식당에 갔다. 오늘의 메뉴는 반계탕.
평소 메뉴가 부실한 편인데 반계탕이라니 뭔 일이지 싶었다. 그런데 동료 중 누군가 말했다.
-맞다. 오늘 말복이지!
말복이라니. 초복, 중복까지는 그래도 기억하며 지냈었는데 올해의 마지막 복날이 이렇게 다가와 있는 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제저녁부터 바람이 제법 선선해지기는 했다. 다만, 지금 올라오고 있는 태풍 때문이라는 생각만 했지 계절이 지나가고 있음은 알지 못했다.
늘 이 맘 때쯤 그랬던 것 같다. 삼복이 절기는 아니라지만, 아무리 푹푹 찌고 더워도 말복만 지나면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시원해졌었다. 물론, 올해는 유독 더워서 그러한 기대조차 잊고 살았지만.
온갖 시원한 것들만 찾아 헤매고 다녔던 날들이었다. 애쓰지 않아도 시원함들이 저절로 찾아오는 때가 되었음을 알려주려는 듯,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절기들이 오가고 있었나 보다. 말복을 보내고 처서가 오면 이번 여름도 마지막이겠지.
비가 세차게 온다. 선선과 쌀쌀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바람과 함께. 따뜻한 국물이 오랜만에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