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로 배우고 나를 채우자.

100일의 글쓰기 - 10번째

by 천세곡

100일의 글쓰기에 도전 중이다. 매일 한 편씩 글을 쓰고 있다. 지금 쓰는 글이 정확히 10번째 글이니 작심삼일로 따져도 3번쯤은 지난 셈이다. 100일 동안 꾸준히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나는 그 누구보다 게으르고 포기 또한 잘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100이라는 숫자가 주는 압박감이 크다. 태어나서 어느 것 하나 100일의 시간을 촘촘히 채워본 적이 없었다. 사실 100일의 글쓰기를 내딛는 첫 글에서 100이라는 숫자를 언급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결심은 했으나 자신이 없었다.


금방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대놓고 하지 말고, 아무도 모르게 해 볼까 생각하기도 했다. 마음을 바꾸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이렇게 해야 단 하루라도 더 쓸 것 같아서이다. 스스로 박제를 해놓으면 한 편이라도 더 남기고 도망칠 테니 말이다.


벌써 열흘이 지났다. 고작 10개의 글이 모였지만 그래도 10분의 1은 성공한 셈이다. 작지만 이것 역시 성취해 낸 것인지라 처음보다 약간은 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이러다 정말 완주해 버리면 어쩌지 하는 쓸데없이 희망적인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한편으로는 매일 올리는 글이 누군가에게 피로감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벌써부터 그 얘기가 그 얘기 같은 비슷한 글들이 써지는 걸 보니 더욱 그렇다. 무조건 횟수를 채우기 위한 글을 쓰지 않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찾으려 애쓰고 있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물론, 100이라는 숫자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채운다고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니고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이미 잘 쓰는 사람들은 굳이 셈하지 않고도 한결 같이 잘 써내고 있다. 내가 100일 동안 매일 글을 쓴다고 해서 세상에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 써가는 이유는 내가 달라지고 더 나아지고 싶어서이다. 꼭 글쓰기 실력의 향상을 위해서라기보다 나라는 존재가 변화되고 성장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런 기대와 바람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아니 하나하나 써낼 때마다 글이 나에게 가르쳐주었다.


오늘도 글쓰기를 통해 배운다. 100번째에 쓰게 될 글도 그냥 지금 이 정도의 글일 테지만 그래도 괜찮다. 무엇을 써야 할지 생각하고, 문장들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글쓰기는 나에게 가장 좋은 선생님이 되어줄 테니까. 100일의 시간을 잘 쓰고 싶다. 나 자신을 잘 채워내고 싶다.



*사진출처: Photo by Paul Pastourmatzi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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