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가 아닌 '전부'가 되어야 살아남는다.

by 천세곡

사토우치 아이가 쓴 '자연도감'은 동물과 식물에 대하여 간략한 특징들을 설명해 주고 관찰방법들도 알려 준다. 도감이란 이름에 걸맞게 일러스트 형식의 삽화도 많이 들어있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이 보기에 딱 좋지만, 어른이 함께 보아도 좋은 책이다.


서론에서 작가는 '자연은 하나로 연결된 큰 하나의 생명체'라고 설명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은 그 종류에 상관없이 다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어느 한 곳에 작은 문제만 생겨도 생태계 전체의 균형이 깨어져 버린다고 말이다. 그런데 그 균형을 깨뜨린 주범이 다름 아닌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연은 그 자체로 순환하면서 질서를 유지하고 스스로 정화해 왔다. 한동안 인류 역시 그 자연의 일부로서 존재해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사람은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가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대인에게 자연은 그냥 곁에 두고 필요할 때 찾아가 소비하는 소모품처럼 되어버렸다.


이를 테면 아파트 단지 옆에 조성되어 있는 공원에서 산책을 한다든지,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동물원이나 식물원에 가본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물론, 이런 것에서도 자연을 마주하고 체험할 수는 있다. 그럼에도 단순히 우리의 필요와 편의에만 맞춰 자연을 인공으로 만들어 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


최근에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기후 위기는 자연이 인간의 일부가 되기를 격렬히 거부하는 몸부림처럼 느껴진다. 작가의 말처럼 자연이 하나로 연결된 거대한 생명체라면 요즘 들어 잦아지는 기상 이변들은 자연 스스로의 면역반응에 가깝다. 마치 사람의 몸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그것을 퇴치하기 위해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처럼 말이다.


인간에 의해 오염된 자연은 다시 깨끗해지기 위해 스스로 정화작용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에게 이상기후, 해수면 상승, 오존층 파괴, 태풍과 지진, 식량위기 등 심각한 문제가 되어 돌아오게 될 것이다. 더 많은 기후재난과 자연재해 또는 지금껏 상대해 본 적 없는 바이러스들이 계속 출현할 것이고 결국 인간의 생존은 갈수록 더 위협받게 될 것이다.


앞으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다시 자연의 일부로서 존재하기를 결심하는 것뿐이다. 전문가들이 이미 수많은 논의를 하고 있겠지만, 그 이전에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함께 마음을 먹어야 한다. 이제부터 자연을 인간의 '일부'가 아닌 '전부'로 여기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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