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과의 축구 경기에서 중계진이 가장 많이 한 말은 "한 골이 필요합니다."였다. 이 멘트를 경기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수십 번은 외친 것 같다. 우리 축구 대표팀에게 오늘의 경기는 반드시 승리해야만 했고, 그러기 위해서 한 골이 간절히 필요했다.
사실, 그 한 골은 조별리그 내내 간절했었다. 1차전인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한 골을 넣지 못해 0:0으로 비기고 말았다. 2차전 가나와의 경기에서도 한 골을 더 넣지 못해서 아쉽게 3:2로 져서 패배의 쓴 잔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
매 경기 한 골을 더 넣지 못한 것은 결국 또다시 하기 싫은 경우의 수 싸움으로 몰아넣었다. 우리는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이겨야만 하는 것은 물론, 같은 시간 벌어지는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결과에 좌지우지되는 입장에 처한 것이다.
한 경기쯤은 큰 점수차로 이겨주면 속이 좀 시원하련만. 매 경기 한 골 때문에 아쉬움을 느껴야만 하니 국민으로서 축구팬으로서 속상한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한 골 차이로 승부가 갈린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가 세계의 강팀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실력이 성장했음을 증명해주는 것이기도 했다.
대표팀에게 어쩌면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르는 포르투갈과의 3차전 경기. 시작하자마자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김영권 선수가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 냈다. 아직 후반전이 남았으니 충분히 역전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같은 시각에 벌어지고 있는 우루과이도 가나에게 2:0으로 앞선 상태로 후반전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제 추가골 없이 우루과이가 가나에게 2:0으로 이겨주고, 우리는 포르투갈에 역전해서 2:1로 이기기만 하면 된다. 우리가 16강에 조 2위로 나갈 수 있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문제는 우루과이 입장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가나와의 경기에서 한 골을 더 넣어야만, 그렇게 세 골차 이상으로 승리를 해야만 우리를 제치고 16강에 진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즉, 남은 한 장의 16강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 우리나라와 우루과이는 각각 똑같이 단 한 골이 더 필요했다.
후반전 추가 시간에 그렇게도 간절한 한 골은 다행히도 대한민국 황희찬 선수의 발끝에서 나왔다. 골이 터지자 선수들의 눈에서도 기쁨과 환희의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한 골 덕분에 우리는 기적처럼 16강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기였다.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는 부담이 큰 상황에서 시간이 가도 골이 터지지 않으니 선수들이 받는 중압감은 말로 다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뛰었다. 마침내 들어간 한 골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경기장에서는 포르투갈을, 수싸움에서는 우루과이를. 결국 두 나라 모두를 이겨낸 셈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 한 골로 16강전 진출이라는 기적을 만들 수 있었다. 선수들은 실력으로나 마음가짐으로나 한층 더 성장하게 된 것이다.
절실한 한 골이 필요한 건 비단 선수들 뿐만은 아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삶에서 마주하는 여러 위기들 속에서 당장 필요한 건 판을 뒤집을 만한 큰 승리 이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 있게 내딛는 '한 걸음'이기 때문이다. 그 한 걸음이 하나하나 쌓여갈 때 우리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더 성장하고 진보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월드컵은 오늘로 끝나지 않고 다음 한 경기를 더 뛸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은 단 한 골이었다. 또한 우리에게 필요한 것 역시 '한 골과 같은 한 걸음'이다. 16강전에서 다시 한 골이 터지길 바라며 목이 터져라 응원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도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 용기를 내고 있을 우리 모두를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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