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편이라고 생각해 왔다. 나 자신에 대해서 내세우거나 자랑하는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별히 잘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기에 더욱 그러했다.
나는 어떤 이와 비교해도 더 나을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여겼다. 누군가가 나에 대해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줄 때도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기분 좋으라고 하는 소리려니 하면서 인정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칭찬을 듣게 되면 일단 부정부터 했다. 나의 장점이나 재능을 알아봐 준 상대방에 대해 감사함을 표현하기보다는 손사래 치기에 바빴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것이야 말로 겸손이요,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 왔다.
문제는 이러한 태도가 삶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겸손도 미덕이라면 행할수록 유의미한 성장이 있어야 할 텐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겸손하게 보이려 할수록 자신감이 낮아졌고, 자존감도 떨어졌다.
겸손이라 함은 나보다 남을 더 낫게 여기는 것이지, 나를 남보다 낮게 여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내가 나를 알아봐 주는 것이야말로 겸손으로 향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부정보다는 긍정하는 것이 겸손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노력해서 일군 것이든, 신에 의해 주어진 것이든 장점과 재능에 대해 스스로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감사함을 가져야 한다. 무조건 부정하는 것은 차라리 교만에 더 가깝다.
사실, 정말 겸손한 사람들은 자신이 겸손한지 안 한 지 관심 자체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주어진 것들에 대해 감사하고, 또 그것을 알아봐 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질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일수록 타인의 장점과 재능을 또한 잘 알아봐 주고 인정해 준다.
겸손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하고 있었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강점과 특기에 대해서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다. 또한 다른 사람의 재능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감탄하며 칭찬할 줄 안다. 만약 칭찬받는 것이 어색하다면, 칭찬하는 것도 어색할 가능성이 높다.
스스로를 낮게 여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었다.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일이 먼저였다. 그리고 그 시선을 자연스럽게 타인으로 향하는 것. 겸손함에 이르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올바른 시선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전혀 겸손한 사람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