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아침의 일상
6시 반쯤 죽은 듯이 자다 깨어났다. 장마철에 비가 많이 와서인지 거실은 눅눅하며 덥다.
비가 오는 소리를 들으며 내심 다행이라 생각했다. 몸이 무거워서 아침 러닝을 생략하고 싶었는데,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사실 살짝 감기 기운이 있어 어제 피티도 취소했었다.
왼쪽 눈 상태를 체크하고 서서히 일어나 화장실로 직행했다. 스트레칭이나 화장실 둘 중 하나를 일어나자마자 바로 하는데,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스트레칭은 무조건 하려고 한다. 곧 아기를 안아야 할 허리를 아침에 풀어주지 않으면 하루 종일 고생한다.
만성요통은 30살 이후 함께하고 있다. 만성 요통과 관련이 깊은 게 만성 요통 치료제를 몇 년 동안 기획하고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기획을 위해 만성 요통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 작용 기전, 치료 방법, 질병률 등 하나의 치료제를 기획하고 개발하면 그 질환에 대해 전문가가 된다. 만성 요통에도 전문가가 되어 버렸다.
어떤 방식으로든 둘 다 나를 괴롭히고 있는 중인데, 스트레칭이 그 하나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20분이 훌쩍 지났다. 어젯밤 나스닥이 하락해서 유튜브를 찾다 보니 7시 반이었다. 혈압약 챙겨 먹고 샤워를 했다. 면도하고 샤워하는데 10분도 안 걸린다.
옷 입고 나오는데, 아기가 문을 열고 나왔다. 아빠 소리가 들린 아기가 문을 열고 다가오는데, 이때만큼 귀엽고 행복한 순간이 없다. 밤새 뒤척이느라 산발된 머리, 제대로 못 걸어서 어그적대는 걸음걸이, 뭐 하나 안 귀여운 게 없다. 그리고 화룡점정은 뛰어 오는 아기다. 아기 갖기 전 드라마에서 보던 정말 그대로 쪼그려 앉아서 두 손 벌리고 있으면 달려 와서 품에 안긴다. 아기를 안고 따뜻함을 느끼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다.
그래도 출근 준비를 해야 해 아기는 내려놓고 아침 준비를 한다. 아침은 두유에 단백질 보충제와 위트박스를 넣어 단백질과 탄수화물만 보충하는 느낌으로 먹는다. 등원 준비 때문에 시간이 없는 관계로 이런 식사를 하게 된 지 꽤 오래되어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오늘 아침은 아내에게 맡기고 일찍 출근하려고 했으나, 아기가 날 보더니 울면서 같이 가자라고 했다. 사랑스러운 아기를 위해 같이 등원하기로 했다. 코감기 약, 영양제와 유산균 먹이고 얼굴을 씻겨 로션을 바른다. 옷 갈아입기 싫어하는 아기를 잘 설득해서 옷과 양말을 신기고, 엄마 따라서 모자 쓰고 싶어 해 한번 씌웠다가 벗겼다. 엄마 아빠와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해 밖에 나가기 위해 하는 루틴을 매번 주입하고 있다. 좋아하는 일에는 아기도 잘 맞춰서 협조해준다.
비가 오는 날 등원하기는 쉽지 않다. 한 손에는 우산 한손에는 아기를 들고 15분 정도 걸어간다. 만성 요통의 위험은 매순간 존재한다. 어린이집에 도착해 아기를 보내면 8시 30분이 된다.
서둘러서 지하철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