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왔을 때, 축하해 아가야

OP 포지션 / 아가에게 쓰는 편지 #3

by 박제

가야 안녕.

아가가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가 있었어. 아가가 생긴 걸 알고 난 뒤, 처음 심장 소리를 들려준다고, 아가의 6주 차 2일에 SC제일산부인과(광진) 선생님이 초음파로 보여줬을 때 정말 감동이었어. 그냥 쿵쿵 120 정도 bpm의 소리 일뿐인데, 벅차오르는 느낌이 들어 신기했어. 눈물이 괜히 나려고 하고. 아가를 만나기 위한 설렘이라고 그랬던 것 같아.

초음파사진 캡쳐

10달 동안 엄마 뱃속에서 엄마 배가 점점 커지는 걸 보며, 아가도 같이 크고 있다는 걸 느꼈어.

예정일이 있고, 다가오면서 아가가 나올 때쯤 되었을 때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아가가 너무 커서 나오면 출산할 때 힘들고, 너무 작을 때 나오면 조산이라서 적당한 때 나오길 기다렸었어.

다행히 아가는 엄마 뱃속에서 잘 있어서, 너무 늦게 나오는 것만 걱정하면 됐었어.

아가 초음파 사진

아가를 나오게 하는 방법으로 계단 오르기가 있어서, 엄마가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 걸 했었어. 당시 아파트가 23층이라서 맨 위층까지 가려면 힘들었지.

계단 오르기가 효과가 있던 게 다음날 갑자기 엄마가 이슬이 비치더라. 병원에 급하게 달려갔더니, 드디어 아가가 나온다는 거야!

엄마가 고생 많이 했어. 아가가 자세가 엄마 등을 보고 있어야 했는데, 앞을 보고 싶었는지 배를 보고 있었거든

OP포지션(Occiput posterior fetal position) 이라고 하는데, 이럴 경우 자세를 바꿔서 정상위로 오게 해야 하거든.

정상위

진통이 없으면 북극곰 자세를 했다가 진통이 있으면 편안한 자세를 하고. 그래도 아가가 정상위가 안돼서 간호사분이 억지로 자세를 돌렸어. 보통 정상위가 안되면 제왕절개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엄마는 그래도 잘 이겨 냈더라. 제왕절개가 회복이 더디다는 점이 있어서 자연분만을 하고 싶어 했거든.

진통 시간이 대략 8시간 정도 된 것 같아.

아기도 정말 고생 많았어.


아가가 나오는 순간을 잊지 못해.

엄숙한 분만실에서 익숙해진 의사와 간호사의 모습 뒤 약한 조명 사이로 울음소리가 들리던 순간을, 저녁이었거든, 오전부터 시작된 진통이 끝난 건.

탯줄을 잘라 출산 과정에 참여하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붉은빛의 아가를 처음으로 인사했지. 아가는 삶의 축복이란다.

아빠는 서성거리며, 마지막 출산의 순간을 밖에서 기다리며 감동과 불안에 젖어 있었는데, 마침내 보게 되었던 순간의 감동. 하나씩 기억이 생생해.

힘든 시간을 견디고 무사히 엄마, 아빠에게 와줘서 정말 고마워.

아가가 세상에 나오는 처음의 순간이었어. 아빠는 기억하고 잊지 못할 거야.


사랑하는 아가야 항상 건강하게 자라렴.


#출산 #진통 #op포지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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