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위로

by 서연필

길을 따라 묵묵히 걷기만 하던 삶이

황혼으로 접어드는 입구에서

걸음을 멈춘다


내게서 여인의 마지막 꽃이 질 무렵

그 마지막 꽃잎이

빼곡한 가시를 뿌린다


뱃속에서 불꽃이 일렁인다


뼈를 태우고

피부를 달구며

밖으로 이글거린다


자다가 번쩍 열린 눈에

인생은

이렇게

한숨

접히는구나


그러다

마주한 붉은 꽃 하나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반짝이는 꽃잎이

빼곡한 별을 함께 바라본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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