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따라 묵묵히 걷기만 하던 삶이
황혼으로 접어드는 입구에서
걸음을 멈춘다
내게서 여인의 마지막 꽃이 질 무렵
그 마지막 꽃잎이
빼곡한 가시를 뿌린다
뱃속에서 불꽃이 일렁인다
뼈를 태우고
피부를 달구며
밖으로 이글거린다
자다가 번쩍 열린 눈에
인생은
이렇게
한숨
접히는구나
그러다
마주한 붉은 꽃 하나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반짝이는 꽃잎이
빼곡한 별을 함께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