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랑하는 일

잠들지 못하는 이유

by 김현정

뜨거운 볕 아래

우리 아가 더울까

젖은 수건을 적시고 또 적셔

처마 밑에 조심스레 걸어 둡니다.


아장아장 걷는 뒷모습에

넘어질까 마음이 먼저 흔들리고

아직 아장아장 걷지 못하는

우리 아가를 보며

혹시 영영 못 걷게 될까

마음은 또 한 번 무너집니다.


매일 아침

이미 다 큰 아이를 위해

장롱면허인 엄마는

떨리는 가슴을 붙들고

운전대를 잡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낳은 아이가

죽을까봐

엄마는 여전히

벌벌 떨며 운전대를 잡습니다.


눈을 감으면 이 아이 걱정에

눈을 뜨면

그 아이가 낳은 아이 걱정에

엄마는 오늘도

뜬 눈으로 밤을 샙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이렇게

잠들 줄 모르는 일이어서

오늘도

엄마를 잠 못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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