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지 않는 일

그 말은 정말 해도 되는 말이었을까

by 김현정

그 말은 정말

해도 되는 말이었을까.


누군가가 내게 베풀었던 고마운 일이

당연한 일이었다고

생각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가 나 대신

기꺼이 어려움을 감당했던 일이

마땅한 몫이었다고

여겨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매일

누군가의 배려로

누군가의 작은 희생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일이 아무리 바빠도

가끔은 기꺼이 기다려 주고

내 몫의 이익을

기꺼이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매일매일

작은 마음을 내어주며

가꿔온 관계가

무심하고 거친 말로

쉽게 망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이 함께

손가락질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중 한 사람쯤은

말을 보태지 않고

기다려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쁘게 말하는 사람들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물을 삼키는

그 누군가가

분명히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구원하는

대단한 일을 하지 못하더라도

이기적인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말로 내뱉는 일 앞에서는

한 번쯤

멈출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잘하지 못해도 괜찮으니

말보다 마음이 먼저 다치는 자리에서는

늘 한 걸음 물러설 줄 아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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