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마지막 날, 카페에서

장문시

by 후드 입은 코끼리

스리슬쩍 3월의 햇살처럼 내리쬐지만,
알고 보면 가을 단풍이 무르익고,
결국 파죽지세로 스러지는 낙엽 사이에서
사람들은 부지런히 빗자루질한다.
그동안 난 얼어붙은 신발을 신고 오후 3시에 나선다.
버선발은 너무 과해서 양말을 챙겼고,
그래도 흰 운동화는 마찰력 때문에 꺼내 신었다.
친구 얼굴을 보러 달려가는 길,
마치 푸르게 물든 캔버스 위를 달려가는 기분이다.
살며시 땅을 딛다 보면 어느새 10분이 지나고,
복잡한 도심 속으로 점점 들어간다.

카페에 앉아 기다리는
트렌치코트와 붉은 입술,
그의 손가락을 감싼 반지와 목걸이,
세련된 바지 한 벌을 찾고자 하는 발걸음.
그 사이 커피는 갈려 나온다.

우리의 이야기는 오순도순 이어지다가도
갑작스레 회사 이야기로 방향을 틀고,
결국 개탄하고 한탄하고 또 웃으며
30분이 1시간처럼 지나간다.
지어낸 시구가 떠올라 읊으려 했지만,
결국 목구멍에 울려 남을 뿐,
웃음이 가득 찬 대화 속 커피의 고소함도 가득하다.

시계가 4시 반을 가리키자 엉덩이가 들썩이고,
결국 도시의 밖으로 다시 나선다.
하얗게 퍼지는 빛이 눈앞을 가리지만,
선글라스 없이 우리는 다가올 운명을 논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넌다.
건너다 보니 우리 집, 그의 집.

다시 만날 기약을 하며
바람의 속도에 발맞춰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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