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솔은 정신차리고 보니 자신의 집에서 울고 있었다. 솔은 자신의 소문에 휩쓸려서 이렇게까지 자존감이 떨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던 사람이었다. 그냥 자신은 너무 괴로웠다. 그림의 자질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라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들을 보면 낭만이 생긴 것이었다. 그저 그 뿐이었는데 거제도에서 이상하게 소문이 난데다가 자신을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아보니 어딜 다닐 수가 없었다. 그저 사람들의 입방아를 끝날 방법은 송화가 직접 나서서 자신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고, 자신의 그림을 보여주면서 솔에 대한 이미지를 탈피해주는 것이 기회였다. 그런데 송화는 그렇게 하질 않을 것이다. 방 안에 가득히 나로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그렇게 해줄 사람이 아니었다. 솔은 그래서 천천히 눈물을 닦고 일어나서 부엌으로 갔다. 가스랜지를 키고 물을 끓였다. 물이 팔팔 끓을 때까지 천천히 물의 기포를 살펴보았다. 수증기가 되고 사라지는 기화현상이 자신과 같아 보였다. 뜨거운 송화에 데여서 이젠 솔은 기화되는 것이 아닐까? 솔은 뜨거운 물을 컵에 붓고 녹차티백을 넣었다. 녹차가 풀어가는 모습을 보며 다시 상념에 잠겼다. 솔은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솔은 과연 자신이 직장에서도 예쁨을 받지 않고 간당히 걸쳐 앉은 상태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있는가? 솔은 과연 자신에게 일부로 피해되는 일들에 엮여서 행복과는 거리와 멀게 되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자유부인인거마냥 사랑스러운 사람인 사람인데 왜 다들 자신을 보고 대뜸 무시하고 욕하기 바쁜지 궁금했다. 섬사람인데도 이방인이되어 친구 하나라고는 그림 그리는 저 외진 남자 하나뿐이었으니 말이다. 그를 솔은 친구라고 여겨도 되는지 싶기도 했다. 가끔 만나는 뮤즈와 화가 사이에서 친구가 있으랴? 연인이라기에는 그 이상의 것을 한 번도 탐닉한 적이 없었다. 차라리 솔은 송화랑 연인 관계로 발전했더라면 이렇게 외롭고 괴롭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만 같았다. 솔은 자신의 편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어떻게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속이 시원할 것만 같은 이상한 상념에 빠져버렸다.
솔은 그래서 송화한테 긴 편지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송화에게 올립니다.
송화님 잘 지내셨죠? 저는 생각보다 그리 잘 지내는 것 같지 않습니다. 송화님은 그림과 함께하고 행복을 얻는 사람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2주에 한번은 그래도 행복하게 지내셨는지요. 저는 갈수록 제가 피폐해지고 삶의 낛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이 일로 제가 한 사람의 영감이 되는 일이 당차고 뿌듯한 일로 될 줄 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주위 시선에 매달리게 되는 제 자신을 발견할 때 엉망이 되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 엉망 속에서 살아야할지 궁금합니다. 저에게 떨어지는 이득 없어도 됩니다. 저는 그저 제 심신의 안정이 필요한 시기에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고민하는 중입니다. 저는 지금 거제도에서 외톨이 중 퇴보된 외톨이입니다. 여자들, 남자들 모두 저를 천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귀한 자식을 이렇게 천하게 생각할 정도로 제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변명하기에는 그렇지만 밤에 그런 밀회를 즐기며 누군가의 활기가 될 수 있게 도운 일이 이렇게 하늘의 죄를 받을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저를 이제는 놓아주실 수 있는가요? 저도 이제는 삶에 집중을 해봐야할 시기인 듯 싶습니다. 반항기를 벗어나 저는 돌아가야겠습니다. 이제 거제도인으로 하나의 톱니가 되어야겠지요. 저는 너무 꿈을 꾸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송화님은 그 꿈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편지를 끝마치고 눈물을 흘렸다. 솔은 계속해서 떨어지는 눈물을 닦으면서 편지를 부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