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플랑크톤

수필: 10화까지 꾸역꾸역 보다가 애정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

by 후드 입은 코끼리

예전에 넷플릭스 <트렁크>랑 같이 광고한 mr. 플랑크톤을 봐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그 작품도 훌륭할 것만 같은데 사랑 받지 않을 것을 단번에 알았다. 이름도 기이하고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단번에 예고편을 봐도 이해하지 못하겠는 사소한 연애물 같았다. 하지만 그 안엔 다양한 인물들이 고분분투하면서 살지 않을까 하면서 봤는데...... 역시나 나는 이 드라마가 이상하게 유머코드가 잘 맞아서 재미나게 봤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조재미"와 "해조"의 러브라인과 "조재미"와 "어흥"의 러브라인으로 나뉘어서 볼 수 있다. 그러면서 곁따리로 나오는 폭력배들과 딱까리하는 친구, 영원한 구원자, 어머니까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첩첩산중으로 흘러간다. 갑자기 시한부 판정을 받은 "해조"는 죽기 전에 자신의 생부를 찾아야겠다는 하나의 일념으로 전국방방곳곳을 돌아다닌다. 그런데 전여친이었던 "조재미"도 같이 동행하게 된다. 같이 가게 된것도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흥"과의 혼례날에 납치되면서 같이 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재미"는 이 상황을 좋아하면서도 싫어하는 것 같았다. 예전의 남친한테 미련이 있어 보였고 그러는 동시에 혐오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욕설이 정말 많이 나온다. 씨발은 기본 이 미친년도 기본 모든게 다 씨발이란다.


그래서 넷플릭스에서 제작했나보다. 시원하게 담배 한 번 빨면서 동시에 욕정지 안 먹으려고. 그 이유말고는 넷플릭스에서 방영하는 이유가 없다. 보는 내내 12살 띠동갑나는 어흥이랑 잘되기를 바랐는데 그걸 시한부 판정 난 전남친한테 돌아가는 재미의 모습을 보고 사랑은 그렇게 머리로는 되지 않는 것일까 싶었다. 아무리 내가 사랑하고 사랑주고 싶어도 돌아오지 않는 사랑이었던 "어흥"한테는 얼마나 뼈 아픈 사랑이었을까?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채 당하고 둘의 전과거도 모른채 계속해서 바라만 보고 착해 빠져서 그걸 이용해먹지도 못한다. 많은 사람들도 나처럼 "어흥"커플로 이어지기를 바랐던 것 같다. 얼굴이 속된 말로 다 된게 아니라는 식으로 보이고 싶었던 드라마였다. 그런데 역시...... 남주는 정해져있고 여주도 정해져있는 것인가? 너무 싫었다 마지막에. 결국 해조는 죽고 자신의 생부찾기는 결국 자신을 키워주신 아버지를 만나 끝나는 이야기. 이 진부한 이야기를 클리쉐 없이 만들기 위해 작가의 지진부진한 노고에 감탄한다.


하지만 나한테는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었다. 트렁크가 훨 나았다. 가상결혼해서 차라리 클리쉐로 마무리 되는 사랑이야기가 어떨 때는 나은데 이런 경우에는 좀 비틀어주기도 하면서 보였다면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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