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속에 담긴 시대

대략 난감

by 박점복


요즘 웬만하면 복잡하고 길게 늘어지는 건 기다려 줄 수 없다며 짧게 짧게 줄여서 편하게 쓰겠다는 의지가 보통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아니 벌써 한참은 된 듯하다. 불편하고 복잡한 건 질색 팔색 하는, 특히 젊은이들이 말의 흐름을 주도하는 세월을 사니 이러지도 저럴 수도 없는 '난감' 그 자체이다. 속도(速度) 또한 어쩜 그리도 빠른 지.


사진출처: 티스토리

못 쫓아가기라도 할라치면 구닥다리, 꼰대 취급받기 '딱'일 뿐이다. 갑자기 발이 저린다. 누구도 뭐라는 이 없는데.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소통이 안 되는 희한한 현상을 누가 좀 속 시원히 설명이라도 해 줬으면......


제가 공모에 응하겠다며 발행한 브런치 북 제목도 그래서 "인정"의 초성, "이응 지읒[ㅇㅈ]"을 제목으로 삼았던 까닭이기도 하다. 혹시 누가 알겠는가? 유행을 아는 걸 보니 이 브런치 북을 쓴 작가는 꽤나 "젊은(?)이" 일수도....." 김칫국부터 마시는 제 착각이 안 들킬 수도 있을지.

"헐", "대박" 정도는 이제 거의 표준어 수준인 듯 사용 빈도가 잦아져 너도 나도, 특히 젊잖은 체면이고 뭐고 없이 쓸 줄 안다며, 거리낌 없이 쓰고 있다는 증명이라도 받겠다니. 앞다투어 사용 중이다. 그렇다고 다시 젊어지는 것도, 결코 신세대 축에 끼워주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물론 예능 오락 방송이긴 하지만, 공영방송에서 조차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며 일말의 주저도 없이 당당(?)한 듯 쓰고 있단다. 이상한 신조어들을 말이다. "생클 애청자 여러분! ~~~" 오늘 "꼬꼬무"에서는~~, "당혹사"가 다룰 사건은~~ 등등.


헤어숍 전단지에 쓰인 이해가 어려웠던 가격표 문구는 또 어떤가? "뿌염 3만 원~~" "얘들아! 너희 오늘 민경(가명)이 생파 갈거니?", "생선은 뭘로 샀어?" "듣보잡"은 또 뭘까? 요 정도 수준도 스스로 대단한 듯 '나는 이해 하지롱......' 착각하고 있지만 이것 조차 한물 간 흐름이라나 뭐라나 원!

줄임말로도 성이 차지 않는 모양새다. 대놓고 아예 초성만 가지고도 희한하게 의사소통에 지장 없단다. "ㅇㅈ", "ㅇㅋ" 정도 수준까지는 딸아이와 카톡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터득할 수 있던 탓에 이해가 가능한 걸 고마워해야 하는 건지.

언어는 살아있으니 수시로 변화하며 시대를 반영한다잖는가. 그러니 쓸데없이(?) 끼어들어 '노파심 어쩌고 저쩌고 하며 혀 끌끌 찰 일만도 아닌 듯싶고.


또 다른 쪽, 저기에 잔뜩 못 마땅한 표정 능숙하게 감춘 채 무언의 항의 소리도 들리는 듯도 하고....... 어른이 돼 가지고는, "체신머리 없이 뭐 하는 짓입니까?"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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