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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고 녀석 참 #3

고구마순 세 자매

by 박점복

고구마순들에겐 정말 미안하긴 해요 그래도 이건 비밀이었으면 참 좋겠는데. 나 혼자만 알고 묻어 두어야 할 그들의 출생 비화가 숨어 있거든요. 들켜서는 안 될, 들키고 싶지 않은, 딱히 누가 뭐라 하진 않지만 괜히 잘못하다 들킨 어린 시절 짓궂은 짓처럼 말이죠. 고구마들도 차라리 모르는 게 더 좋을 같기도 해요. 이건 순전히 고구마 생각과는 관계없는, 제 생각일 뿐입니다. 결국 이 글을 쓰면 녀석들도 알아차리고 말 테지만 말입니다.


아내가 간식으로 맛있게 먹을 양으로 사들인 녀석들 중 남은 세 개의 고구마였거든요. 아니 이 녀석들이 우리네 무관심에 얼마나 뿔이 났는지 그 구석에서 세 녀석이 몽땅 싹을 틔우며 '우리 여기 있어요!' 항변을 하더라니까요.


마치 이래도 우리에게 눈길 한 번 안 줄 거냐며 말입니다. 이렇게 눈에 띈 고구마순 세 자매 좀 구경하시죠. 먼저 대문 사진이 세 자매 가족사진이고요. 아래 나란히 제일 큰 언니, 둘째, 막내 순이랍니다.

녀석들에게 잘못한 것도 있고 용서도 빌 겸 잘 키워 보려구요. 언제까지 어떻게 우리랑 함께 지내다 맘 아픈 이별을 고할지는 모르겠지만, 주어진 삶 만끽하다 잡은 손 놓을 때까지 알콩달콩 사랑하고 아껴 보렵니다.


*경험이나 움 주시면 더 잘 키울 수도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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