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종지와 김치 독

역할은 다르지만 가치의 크기는 같다

by 박점복

어떤 식당은


몰려드는 손님을 더는 받지 않겠다. 참 이상다. 냥 막 긁어 담을 수 있는 절호의 돈벌이 기회일 텐데 팽개치다니. 당할 수 있는 적정 수(數)만을 위 준비한 루 재료 이 나면 정중하게 일을 접는다잖은가.


'랏! 이건 또 지? 차원 하곤 달라도 너무 다르" 최선을 다해 조리한 음식 나게 드시도록 한다는 것이 목표니 신선하지 않은가. 고의 작(work of art) 탄생시키는 장인(匠人)의 심정인지라 난해다.


발길이 끊 것도 아니고,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손님들을 보고도 영업을 접다니...... 호객 행위까지 해보지만 물끄러미 소 닭 보듯 스치는 무심한 행인들, 그들을 혹시나 하는 맘으로 불안하게 지켜보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달라도 보통 다른 게 아니다.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삶일까?



이쯤 해서


브런치 플랫폼 너른 뜰, '좋아요!'와 구독, 댓글을 대가(代價)처럼 받는, '글'을 재료 펼쳐내는 작가들의리 솜씨(?)와 전략 궁금하. 마냥 부럽지만 따라 하기도, 모방할 수도 없는, 며느리에게 조차 전수가 쉽지 않은 시어머니만의 노하우(know-how) 이리라.


기대 소망, 더불어 꾸준함을 무기 삼아 글을 펼쳐내지만 '너 자신을 알라! 는 어느 철학자의 충고가 필수 요소임을 아프게 깨달으란다. 지만 핏 떠올라서는 순간 사라져 버리는 생각들도 빛을 보고 싶다는데. 브런치에서 노닌 지 언 일 년, 만큼의 준인데 맞는 걸까?


내 글이 갖는 맛의 점수는 한 편 당 30회 정도의 '좋아요!'가 평균치임을 경험한다. 지덕지 인 줄도 모르고 뭘 더 그리 바라는지. 쓸 수 있음에 감사하자고 시작했으면 그 목적 벌써 충분히 달성했니 과유불급(寡猶不及) 일 터.

(글은 근사한 척 이렇게 쓰면서도 속은 여전히 편하질 않은 건 설명이 쉽진 않다)


그분들께 만이라도 최고의 미각, 깊은 맛의 여운 향유토록 할 중차대한 책임을 어찌 느끼지 못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 주시는데...... 실력과 능력이 다만 아쉬울 뿐.


맛만 있다면, 주인장의 독특한 요리 실력만 드러나면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감당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테니.


끝없이 줄을 서 기다리며 순서표까지 받아야 간신히 입장하는 글방은 언감생심 요원하더라도 단골고객(?)들에게만큼은 세상 둘도 없는, 오롯이 제 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텁텁해도 구수한 뒷 맛 선사하고 싶다.


잘 쓰고 멋진 글이라는 의미 론 아니다.


종종 대는 뱁새 수준의 걸음이지만 황새도 감히(?) 흉내조차 어려울 테니. 황새의 성큼성큼은 그 크기대로, 뱁새의 종종걸음은 또 그 아기자기함만큼 족한 줄 알고 자연의 큰 그림 알뜰하게 채워내는 몫 다하고 말리라.


억지로 끼워 맞춰 보려 해도 그 자리는 내 퍼즐 조각게만 허용된 공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글의 가치가 평가되기에 감히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야 벌써......


김칫국 마셔가며 '혹시 그래도.....'라는 허황된(?) 착각을 벗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왠지 이 정도 수준의 글에 대한 억지 합리화가 아니길 기대한다. 오해란 무서운(?) 도구가 끼어들지 못하도록 철저히 대비하면서.




힘주시고 격려 아끼지 않으셨던 작가님들! 고맙습니다. 2023년 새해에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그리고 글로 사랑과 감사 눌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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