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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점복 Jul 24. 2024

이장님 구수한 목소리 그립습니다

판이 넘어갑니까, 기계음으로?

"모두가 내리는 곳입니다.

손잡이(bar)를 올려주세요!"


하루에 똑같은 말을 몇 번이나 영혼 없이 뱉어냈을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지겹도록 읊어대도 불평 한마디 없, 놀이 공원 안내 멘트는.


생각만으로도 머리 지끈지끈. 만일 기계인 인공지능의 설정된 도움이 아니었다어땠을지.


입안 온통 고 바짝바짝 말라가는 침에, 없던 희한한 병까지. 의술의 도움 벗어날 재간이 없을 테다.


이젠 하도 익숙해져 거부 반응조차 미미한, AI가 대신하는 리한(?) 시대를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내고 있다. 이 땅의 모든 인생들이.


아파트 관리 사무소의 공지 사항 역시 한치 오차 없. 똑같이 몇 번을 반복하는지? 듣기 좋은 소리도 한두 번이라는데...... (그렇다고 공지 사항이 듣기 싫다는 의미 당연 아니다)


"배수관 공사로 106동, 107~8동 16층 이상 세대에서는 온수 사용 시 녹물이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그 기계음의 주인은 거의 '여성'인 것도 참 다. '남성'도 있을 텐못 들어  걸 탓해야겠죠...... 세상 일 어찌 내 좁은 이해력 범위 안에 다  수 있까만, 여전히 호기심 발동시키기엔 충분타.


자동차 내비게이션, 대중교통 속 안내 음성이라고 예외일까.  오늘도 변함이 없다.


그러기에 동네 이장님의 마이크 속 구수한 목소리 더 그리운 가 보다. (연식이 오래서 그런가?)


"아! 아! 마이크 시험 중, 소리 잘 들려요? 오늘 저녁은 영이네 집에서 봄 쑥떡을 하셨. 오셔서 텁텁한 막걸리  잔 곁들이면서 두런두런 얘기나 나누십시다"


정겹게 귓전을 맴돈다. 온기라곤 없 무한 반복 안내 중인 AI 기계소리와 겹쳐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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