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깡이라도 부리면......
까만 밤, 나야 푹 잔다지만 바깥세상도 하던 일 멈추고 팔자 좋게 쉴까? 다음 날 눈 떠보면 늘 감쪽같아서......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공평한 줄만.
게슴츠레, 느지막이 하품까지 거하게 하며 미안한 줄도 모른 채, 아니 너무도 당연하게 부스스 눈을 비빈다. 어쨌든 밤을 지켜준 이들 덕분에.
늦게 날 태워다 주고는 차고에 둥지 틀었던 마을버스도 일찍 눈을 떴다. 스쳐 지나간다. 내 깊은 잠에 한몫 단단히 했다며.
딱 붙어 안 떨어지겠다는 친구, 엄마가 부르니 다 내려놓고는 미련 없이 뒤도 한 번 안 돌아보았다. 그렇게 나 몰라라 했던 놀이터도 까만 밤 잘 보냈으려나.
춥다며 한껏 움츠려 들기도 했지만, '푹푹 찔 때도 있었는데......'라며 거드름 꽤나 피우던 세월 추억하며 가물거린다. 어제 잔 것 밖에 한 것 없는 날 위해.
꼴딱 새야 하는 어떤 이들의 수고로 한 밤중 야생을, 자연을 간접적으로나마 만났다. '아하! 저렇게들 밤에도 사는 군. ' 얼굴 한 번 안 비취더니, 낮엔.
'쿨쿨'거리기만 하는 내 대신 '소를 키우는 이들. 지구를, 우주 여기저기를 한치 오차 없이 돌고 돌게 한다. 그저 신기하고 고마울 따름이고.
고개 삐죽이 내밀며 계절이 아는 체한다, 제일 먼저 맞겠다는 천변 개나리들, 밤새 준비했을 벚꽃의 웃음 한 소쿠리, 한 낮이 다 되어서야 겨우 만난다. 처절한 밤 어찌 보냈을지 여전히 모른 채.
나의 새 하루를 위해 한숨도 못 잔, 갚을 수는 있으려나, 저들의 수고?
감사하이!
사진 출처: 다음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