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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lose)만 하는 것도 재주?

굼벵이야 구르는 게 재주라지만

by 박점복

승승장구하는 팀들 놔두고는 바닥 근처만 뱅뱅 도는 팀을 하필 좋아해 가지고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랬다면야 핑곗거리로 딱이었을 테지만. 애들 싸움 어른 싸움으로 커지듯 걷잡을 수 없는 상황도 막을 수 있었고......


갈아타면 끝이다. 한데 그게 생각처럼 쉽질 않다. 구시렁구시렁거리면서도, 또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잔뜩 받아가면서도 사서 고생이다.


'오늘은 또 '몇 대 몇'으로 질까.....'

(이기는 건 아예 예상 리스트엔 없단다. 으레 지려니)


참 한심하잖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보는 것도 아이러니다. 평양 감사도 저 싫다면 뾰족한 수 없다는 데 어쩌랴? 취미치고는 고약하다.


빼다 박은 듯, 데칼코마니도 이럴 순 없다. 지기만 하는 팀이 내 처지와 판박이다. 남의 일 같잖고. 측은지심? 동료 의식? 박절하게 끊는 전형적인 우유부단의 원인이기도 할 테다.


세상은 여전히 경쟁에서 이긴 자들만 득세한다. 아픈 지점이다. 어쩌다 한 번 이기기라도 하면 오히려 이상한(?) 팀, 그래도 메이저 리그(major league) 스카우트들이 눈독 들이는 선수들도 있단다. 팬들의 사랑 붙잡는 신기한 고리이기도 하고.


안타를, 창공 향해 멋지게 비행하는 홈런을 치고, 묘기 수준의 수비까지, 속이 다 뻥 뚫린다. 스트레스가 들어올 틈은 없다. 팀은 지느라고 정신없지만. 그래도 주야장천(晝夜長川) 응원하는 까닭 중 하나랄까.


찾아보자! 눈에 띄는 독특함, 감동을 선사하는 기회 기필코 오고 말 테니.


비록 꼴찌 팀이지만. 연패에 휘청거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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