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횡단보도에 녹색불이 켜졌습니다. 건너가도 좋습니다!"
신호등의 환영 손짓 얼마나 반갑던지. 나라까지 나서서 확실히 보장도 하는데 염려 걱정 있을 턱이. 룰루랄라 보무도 당당했다. 누구도 뺏을 수 없고 아무에게나 뺏겨서도 안 되는 권리 누리며,
그런데 정말,
엉덩이에 뿔난 못된 자동차 한 대, 보행자가 누려 마땅한 안심하고 건널 권리 불법으로 뺏으며 돌진하면....... 끔찍한 불상사 불을 보듯 뻔하다. 깨끗한 계곡물 뿌옇게 분탕질하는 미꾸라지처럼,
창작 세계는?
죽을 둥 살 둥 젖 먹던 힘까지 쏟아붓는다. 그렇게 비로소 얻어낸 소중한 창작의 결실, 글, 그림, 영상 콘텐츠와 예술 작품의 저작권이 여기저기서 마구잡이로 따먹힌다면......
'와우!'가 절로 나오는 둥지(nest), 새들의 천재적 건축술. 하나씩 둘씩 물어 나르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나뭇가지와 잎으로 완성시킨 보금자리. 거기 숟가락 하나 슬쩍 얹고는 제 것처럼 거저먹는 뻐꾸기의 탁란(托卵)이라니..... 저작권을 알았을까나?
창작 의지 저 나락 속으로 처박아 넣는 표절과 침해, 무단 점거의 몰염치, 공들여 얻은 권리 가로채는 절도 행각, 다를 바 하나 없는 샴(Siam) 쌍둥이들이다.
두리뭉실 수법도 교묘하기 이를 데 없다. 용서받지 못할 혹독한 대가 치러 마땅한, 송두리째 창작 질서 무너뜨려 재기할 힘조차 주지 않는 파괴이다. 막아야 할 책임과 의무 누구에게 있을까? 방법은 또 뭘까?
저작자, 수혜자, 관리의 주체인 공적 제도까지 맡겨진 책임과 의무 올곧게 실천할 때 비로소 지켜질 테다. 예외는 있을 수 없고 변명의 여지 또한 허용되지 않는다. 바늘귀만 한 틈새도, 방심도 금물이다.
거대한 댐조차 결국은 그것 때문에 힘 한번 못써보고 무너진단다. 역작(力作)을 한낱 무용지물로 전락시키는 도둑질, 곧 저작권 침해의 시작이자 끝이다,
이성(理性)을 가진 인간이 취해야 할 공동선(善)인 까닭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