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치기

도리 없으니 겸손하게

by 박점복

그림 출처: 네이버 블로그


왜 있을 땐 거들떠도 안 보더니....... 없어지니, 아니 잃고 나서야 그 평범했던 일상이 그렇게도 소중하고 감사한 줄 깨닫는지. 우리 인생들 좀 모자라서 그런 걸까? 아니면.......


개똥도 약으로 쓰려면 없다더니. 그렇다고 개똥을 일부러 쌓아 놓기도 그렇고. 충분히 깨우칠 만큼 시간도, 상황들도 겪도록 배려했지만 그게 그렇게도 어려운 문제였단 말인가?


앞으로는 결코 그런 일 없으리라는 허언(虛言)은 당장 팽개쳐내도록 하자. 평생을 단련해도 죽는 날까지 꼭 당해봐야, 아니 닥치고 난 후에라야만 깨닫는 어쩔 수 없는 이 불치병을 껴안고 살아가도록 피조(被造)된 형상임을 투덜거리지 말자.


우리 삶에서 죽음이 떨쳐낼 수 없는 동반자인 것처럼 이 '뒷북치기'는 손잡고 더불어 갈 안타까움으로 보듬으리라. 딱히 도리는 없잖은가. 황당하게 마주치지 않도록 준비할 수 있기에 그나마 건강하게 버틸 수 있기도 하다. 겸손이 특효약이다.


북태평양에서 잡은 청어가 그 먼 거리 대서양까지 이동하면서 축 쳐져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들을 살아 있게 만드는 희한한 천적이 있었으니 메기라잖은가. 메기에 잡혀 먹히지 않으려는 필사의 노력이 청어를 그 먼 대서양까지 이동하는 데도 살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니. '뒷북치기' 역시.


비록 미리 하지 못하는 한계는 있지만 메기처럼 늘 우리를 깨어 있게 하는, 나중에야 깨닫게 되어 아쉬워도 '뒷북치기'를 어쩌겠는가 그래도 고맙잖은가. 혹여 나를 직접 위할 순 없을지라도 남이 얻어 누릴 타산지석으로라도 소중히 쓰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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