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의 풍경과 아이누

기억의 땅

by 녹주고우

홋카이도 하면 떠오르는 단어.

눈, 숲, 강, 연어, 곰


홋카이도의 진짜 주인은 아이노족이었다. 몸에 털이 많고 눈이 움푹 들어간 아이노족은 모든 것에는 신이 있다고 믿었다. 인간은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 자연과 신에게 빚을 진 존재, 강에는 연어의 신이 흐르고, 사냥 뒤에는 감사의 의식을 치렀다.


이런 아이노족을

일본인들은 오랑캐라고 불렀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홋카이도는 개척지가 되었다. 아이노족의 사냥은 금지되었고, 그들의 쓰던

언어가 사라졌다. 글이 없었기 때문에 기록이 없다.


하지만 땅은 기억하고 있었다. 숲과 강을 함부로 다루지 말라고, 어디든 침묵은 경고를 품고 있었다.


두 번째 날

삿포로역에서 오전 8시, 투어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홋카이도의 전원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곳

후라노, 비에이까지는 2시간 반 정도 거리,

후라노와 비에이는 홋카이도의 중심부, 배꼽마을이라고 불린다.


동화의 숲 닝구르 테라스


닝구르 테라스에 들어서는 순간 쭉 뻗은 숲의 나무들과 만난다. 이끼에도 맑은 톤의 햇살에 반짝였다. 나무테크의 길은 부드럽게 이어져 있었고. 곳곳의 통나무집들은 마치 동화마을 분위기를 자아냈다. 숲은 고요했다.

장인이 만든 수공예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닝그루 테라스

성수기 때는 '구운 우유' 가게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선다고 한다. 우리는 한적 할 때와서 숲과 더 호흡할 수 있었다.


꽃 단지 팜토미타


5월의 꽃밭은 숨 고르기를 하고 있었다. 푹신한 흙내음이 올라왔다. 7,8월이 절정인 라벤더 꽃은 아직 수줍게 웃고 있었다. 대지의 정원,


라벤더 꽃은 색과 향기가 조금씩 다르다. 가장 대표적인 색은 보랏빛, 색은 부드럽고 은은하다. 멀리서 보아도 보랏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 다가갈수록 향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꽃단지 이제 시작

사계절 꽃밭에는 샐비어, 메리골드, 양귀비, 코스모스 등 꽃들은 저마다의 색을 품는다. 완만한 언덕 능선자락을 따라서 풍경은 화려하기보다 고요히 아름답다.


팜토미타의 또 하나의 풍경은 꽃들이 이어지는 색의 층이다. 보라, 빨강, 노랑, 분홍꽃들의 융단을 깔아 놓은 듯 꽃밭은 질서의 아름다움에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점심시간은 자유시간, 일본 음식을 먹어보기로 했다. 고기라멘을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다. 그럭저럭, 이곳에선 역시 북해도 음식을 먹는 게 좋을 듯했다.

자유시간에 한적한 길을 걸었다. 민들레 꽃씨들이 왕방 울만하다. 어른 주먹만 한 것도 있었다. 북해도 사람들도 날아보고 싶을까?



구릉지대 비에이

사계채의 언덕/청의 호수/흰 수염 폭포


5월인데도 멀리 설산이 보인다.


아름다운 꽃들의 융단, 사계채의 언덕은 4개의 계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은 언덕 마을이라고 불리며 겨울에는 눈 덮인 겨울 왕국이 되지만, 봄부터 가을까지는 형형색색 꽃의 낙원이 된다.


여기서부터 비에이의 매력에 빠져든다


입구에 기념품 가게를 통과하면 넓은 평온의 펼쳐진다. 마스코트의 캐릭터가 귀엽다. 보라색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을 나누어 먹었다. 풍경과도 어울렸다. 사진에 다 담아도 표현이 안될 만큼 꽃들의 평원이 이어졌다. 천천히 언덕으로 이동했다.


이날 북해도 뉴스에 의하면 역대급 더위였다고 하는데, 34도, 북해도의 5월 날씨가 이 정도이면 덥긴 더운 날이었다. 우리는 풍경 속에 있었기 때문에 더위를 느끼지 못했다.

푸른 연못/청의 호수


청의 호수는 푸른 물빛이 신비로웠다. 색감을 풀어놓은 듯 하늘과 호수의 경계에서 말라죽은 잎갈나무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자연 호수가 아니라 인공 연못이었다. 뭍과 호수의 거리에는 찰나의 순간이 있지만 물에서 살아야 하는 숙명도 있었다.


우리는 자작나무 숲을 걸었다.


호수는 왜 파랗게 보일까? 화산 지대에서 흘러나오는 수산화 알루미늄 성분이 물에 녹아들어 가서였다. 미세한 입자가 햇빛을 받아 파란색 계열의 빛을 산란한다고 했다.


손녀는 신기한 듯 "물이 색깔이 파란 물감색 같아, "

딸도 물이 어쩜 이렇게 파랄 수 있을까 감탄했다.

청의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흰 수염 폭포로 이동했다.


자연의 수염/흰 수염폭포


청의 호수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

흰 수염 폭포가 위치한 곳은 시로가네이다, 이곳의 온천도 유명하다. 폭포 뒤로 토카치다케 연봉의 활화산이 보인다. 연기를 내뿜고 있는 살아있는 산, 이곳 사람들은 화산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 같다.

토카치다케 연봉 활화산

낙차 30m 높이의 폭포, 절벽 아래로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쏟아져 내린다. 마치 흰 수염처럼 보인다 해서 흰 수염 폭포라고 한다. 조망하는 다리 위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폭포와의 거리가 멀어서인지 크고 장엄해 보이진 않았다. 절벽 아래로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폭은 넓고 세찼다. 우리나라의 여느 폭포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븐스타 나무 그리고 주변풍


세븐스타 나무

5월의 북해도는 비수기라서 어딜 가든 붐비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래서 더 좋았다.


왜 세븐 스타일까? 그렇다고 일곱 개의 나무그루인 것도 아니었다. 그보다 나무그루 수가 훨씬 많았다. 이곳의 키 큰 나무들은 오로지 곧게 서 있을 뿐이다.


세븐스타의 나무들은 언덕길 위 우뚝 이어져 있었다, 인근 보리밭이 이어져 있고, 한그루의 떡갈나무도 정겹게 서 있다. 풍경만으로 이야기하는 곳, 이곳의 겨울은 또 다를 것 같다.

캔과 메리의 나무가 서 있는 메밀밭 풍경을 뒤로하고 삿포로에서 여행을 마무리했다.


저녁은 스텔라플래이스 6층에서 퀄리티 괜찮은 곳, 기분 좋은 식사를 마치고- 오도리 공원을 산책하며 개척시대 구 도청사에 들려다 보고, 24시간 문 여는 돈키호테에서 쇼핑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구 도청사

홋카이도 여행을 마무리하며


홋카이도는 개척시대가 있었다. 우리 민족의 일부는 이곳에 이주해 와서 살았었고, 여행 중 곧게 뻗은 도로와 웅장한 댐은 이주민들의 땀으로 일궈낸 노동의 현장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충분히 낭만 가득한 여행이었다. 삿포르의 오도리공원의 시계탑, 오타루의 기차역, 동화마을 낭구르테라스, 사계채의 언덕 라벤더, 등 이야기보다 풍경이 먼저 반겨 주었던 곳. 자연과 문화가 살아 숨 쉬시는 곳, 아이누족의 기억의 땅에서,

오도리 공원의 시계탑

짧지만 충분한 휴식이었다.


왕방울 홀씨
라벤더 아이스크림
캔과 메리나무
흰수염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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