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시즌 中 '봄'
[4장]
조명 밝아진다.
벤치에 앉아있는 기태, 정장 차림이다.
잠시 후, 아라가 편의점 음식을 가지고 올라온다.
기태 아라 씨?
아라 안녕하세요.
기태 아직도 헤어진 애인을 기다리시는 건가요?
아라 아뇨.
기태 그럼 여긴 어쩐 일로.
아라 산책 하는데요.
기태 산책이요?
아라 네, 저 이 근처 살거든요. 매일 산책 나오는데. (사이) 기태 씨는 여기 어쩐 일로?
기태 뭐, 우연히?
아라 취직 하셨나봐요?
기태 네, 얼마 전에요. 방금 퇴근하고 오는 길입니다.
아라 다행이네요. 축하해요.
기태 메모지들 사라졌네요?
아라 다 떼버렸어요. 사람들도 많이 다니고 해서.
기태 그렇게 죽을 듯이 지키더니. 사람 마음 변하는 게 한순간이에요.
아라 헤어졌던 분이랑은?
기태 아, 뭐…….
아라 (끄덕이며) 아.
침묵.
기태아, 배고파. 저녁은 드셨어요?
아라, 편의점 음식을 들어 보인다.
기태 그런 거 몸에 안 좋은데.
아라 괜찮아요, 요즘 잘 나오는데.
기태 네, 뭐. 그럼 혹시 커피 좋아하시나?
아라 그냥 그런데. 왜요?
기태 왜긴 뭘 왜겠어요. 그냥 물어 본 거지.
아라 그런데 여기서 뭐하세요? 퇴근했으면 들어가 쉬세요.
기태 여기 잠깐 있으려고요. 왜 또 약속 있으세요?
아라 아뇨.
기태 그럼 제가 여기 조금 있다가 가겠습니다.
아라 (일어나며) 알겠어요.
기태 가시게요?
아라 네. (가다가) 같이 안 가요?
기태 네?
아라 같이 밥 먹자고 얘기한 거 아니었어요?
기태 네? (사이 )아닌데…….
침묵.
기태, 아라 서로 웃는다.
아라 (웃으며) 갈게요.
기태 (웃으며) 네. 가요.
아라 (가려다가) 고마워요.
기태 네?
아라, 퇴장.
기태, 아라가 사라진 곳을 본다.
기태 또라이야 역시.
핸드폰 진동소리.
급하게 전화를 받는 기태.
기태 네, 과장님. 네, 네. 지금요? 아니요. 바로 가겠습니다. 네, 이따 뵙겠습니다.
(핸드 폰을 끊고) 나쁜 놈.
음악이 흘러나온다.
암전.
[epilogue]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무대, 조명 들어오면 왼편에서 기태 등장.
기태 신입이면 신입답게 행동해야죠? 나 때는 말이에요-!
오른편에서 연재 등장.
연재 (누군가에게) 반갑습니다. 오연재입니다. (웃으며) 소개팅 처음인가 봐요?
이든 등장.
이든 기태야, 난 널 포기하지 않을 거야! (부끄러워하며) 사랑해!
기태, 연재, 이든 동작이 멈추면
무대 뒤에서 아라가 등장해 벤치에 앉는다.
승현의 책을 펴고 읽다가
동작이 멈춘다.
이내 승현, 등장.
아라가 들고 있는 책을 가져와 훑어본다.
그리고
동작이 멈춘 이들을 보다가
또
객석을 보다가
점점 더 먼 곳을 보다가
그리고…….
책을 덮는다.
암전.
-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