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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Oct 12. 2024

<공포 소설> 강아지

귀신의 눈높이




<강아지>

- 귀신의 눈높이



*이야기의 모든 내용은 허구도 진실도 아니다. 어느 누군가의 속삭임일 뿐이다.


어느 오피스텔의 이야기다.


 타다다- 타다다다-


 ‘아, 또 시작이네.’

 회사 근처에 오피스텔을 얻어 지내는 민철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밤마다 사방에서 들리는 소음 때문이다.

처음에는 층간소음인 줄 알았다. 며칠 참으면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 버텨보았으나 소음은 점점 심해졌다. 천장부터 시작하여 바닥까지 울릴 지경이었다. 결국 민철은 경비실에 연락을 취했고, 경비 아저씨의 답은 충격적이었다.


 “지금 김민철 씨 윗집은 비어있어요. 아랫집도 마찬가지고요.”


 층간소음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매일 관리를 해 주는 오피스텔에 쥐나 벌레가 있을 리는 없고……. 수소문한 끝에 이 오피스텔이 귀신들의 터라는 것을 알아냈다. 즉 저 소음은 상식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귀신의 소행인 것이다. 이후 민철은 오싹한 마음에 퇴근을 하고도 집에 들어갈 수 없어 여관이나 모텔을 전전했다.


 “귀신이네.”


 회사 동료 강수가 말했다. 회사 내에서는 귀신을 보는 것으로 유명한 친구였다. 민철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었다.


 “확실해?”

 “직접 봐야 알겠지만…… 네 얘기를 들어보면 귀신 맞는 것 같아.”

 “밤마다 타다다, 타다다다 하는 발소리가 들린다니까. 천장이건 벽이건 바닥이건 전부! 무슨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아.”

 “그럼 강아지 한 마리 키워보는 건 어때?”

 “강아지?”

 “강아지들이 귀신을 보거든. 내쫓기도 하고.”


 민철은 곧바로 강아지를 입양했다. 귀신 때문에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 우습긴 했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었다. 어차피 혼자 살기도 적적했을 터였다.


 며칠이 지났다. 처음에는 얌전하던 강아지가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밤이면 천장이나 벽을 보고 짖어대는 것이다. 뭐가 휙휙 지나가기라도 하는 듯 눈을 이리저리 굴려댔다. 그렇게 또 수일이 지나자 신기하게도 소음이 사라졌다. 다만 새벽에 가끔 구석을 보고 으르렁댈 뿐이었다. 민철은 강아지를 키워보라는 회사 동료에게 감사를 표했다. 강수도 신기했는지 당장이라도 민철의 강아지를 보고 싶어 했다.

 그날 저녁, 민철은 동료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강아지 이름을 부르며 방으로 들어섰다. 강아지는 구석을 주시하며 으르렁대고 있었다.


 “여기서 뭐하고 있니?”


 민철이 친근하게 불러보았으나 강아지는 본 척도 안 하고 구석을 응시했다.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순간 강수가 민철의 뒤로 다가와 기겁하며 말했다.


 “빨리 이사해.”

 “왜?”

 “너나 강아지나 얼마 못 버텨.”

 “요새는 많이 나아졌어.”

 “귀신이 강아지 때문에 잠시 쉬고 있는 거야. 곧 강아지를 죽이고 너도 죽일 거야.”

 “뭐? 그 정도로 위험한 귀신이야?”

 “강아지가 보고 있는 곳을 봐봐. 이상하지 않아?”


 강아지는 방구석 아래를 보고 있었다. 물론 물론 민철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귀신이란 것이 다 그렇지 않은가? 뭐가 이상하단 것일까?

 강수가 입을 열었다.


 “강아지가 귀신을 보고 있으면 머리를 쳐들고 보잖아. 사람 얼굴이 자기보다 위에 있으니까.”


 이어진 강수의 말에 민철은 온몸에 소름이 돌았다. 그리고 타다다- 타다다다- 하는 소음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저 귀신…… 기어다녀. 팔다리가 뒤로 꺾여있어.”


 귀신은 밤새도록 네 발로 사방을 기어다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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