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소설> '취재'

사주팔자의 진실

by 이작가야
001.png
002.png
003.png
004.png
005.png
006.png
007.png
008.png
009.png
010.png
011.png
012.png
013.png
014.png
015.png





<취재>

- 사주팔자의 진실



*이야기의 모든 내용은 허구도 진실도 아니다. 어느 누군가의 속삭임일 뿐이다.


어느 한 방송사의 이야기다.


모 방송사의 한경수 피디는 여름을 맞이하여 납량특집 편성을 준비중이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른 사람의 사주를 무당에게 내민다. 자신이 그 사주의 주인인 양 속인다. 무당이 제대로 맞출 수 있는지 실험한다.

이곳저곳 물색을 하던 도중 가장 유명한 점집 다섯 곳을 선별하였다.


“제 사주가 어떻습니까? 잘 좀 부탁드립니다.”


경수가 다른 사주를 들이밀며 말했다. 무당은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전혀 다른 내용만 읊어댔다. 경수가 아들 문제로 왔다 하면 아들과 관련된 이야기만 하고, 결혼 준비 중이라 하면 결혼에 관한 이야기만 하였다. 끝에는 항상 비싼 부적이나 굿을 권유하였다. 유명한 무당들은 상대방의 말을 듣고 그럴듯하게 꾸며대는 것일 뿐, 제대로 맞추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재미있는 결과에 들뜬 경수와 달리 촬영감독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감독님, 왜요? 잘 안 찍혔어요?”

“아니요. 다 찍히긴 했는데…… 하나같이 무당들이 못 맞추는 장면뿐이라서. 잘 맞추는 집이 하나쯤은 있어야 분위기가 살죠.”


촬영감독의 말에 경수가 수긍했다. 그리고 급하게 다른 점집을 찾았다. 유명하진 않았지만, 동네에서만큼은 용하다고 소문이 난 곳이었다. 경수와 촬영감독이 도착해보니 썩 믿음이 가는 외관은 아니었다. 후미진 골목에 위치한, 다 쓰러져 가는 벽돌집이라니.


“계세요?”


경수가 묻자 중년 남자가 나왔다. 점집의 주인이었다.


“점 보러 오셨나요?”


남자가 나긋하게 물었다. 경수와 촬영감독이 끄덕였고 중년 남자는 난감하단 표정을 지었다. 경수가 이를 눈치채고 말했다.


“저희 멀리서 왔습니다. 꼭 좀 부탁드립니다.”


남자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방 안으로 둘을 안내했다.


“오늘 손님을 받지 않기로 했었거든요.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해서. 그런데 멀리서 절 보러 오셨다니……. 점 봐 드려야죠.”


살며시 웃으며 말하는 남자의 모습에 경수와 촬영감독은 어색함을 감출 수 없었다. 여태 만난 다른 무당들은 시끄럽고 요란했기 때문이다. 남자는 손을 내밀어 사주를 요청했고 경수는 주섬주섬 사주가 적힌 종이를 건넸다. 사주 풀이를 하던 남자가 의아한 듯 물었다.


“본인 사주인가요?”

“네.”

“그래요? 내가 잘못 풀었나?”


다시 사주를 푸는 남자의 모습이 사뭇 진지했다. 그러나 똑같은 풀이만 나오는지 계속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말 본인 사주 맞아요? 혹시 잘못 적으신 거 아닌가요?”

“네, 정말 맞아요. 왜요?”

“말이 안 되는데.”


잠시간 경수와 촬영감독을 번갈아 보던 남자는 사주를 풀이한 책을 덮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사주는 산 사람의 사주가 아닙니다.”

“예?”

“이미 죽은 사람 사주입니다. 제가 이 사주를 풀 때 문득문득 보이는 것은 커다란 강 그리고 신발 두 짝뿐입니다.”


경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세한 사실을 모르는 촬영감독은 경수의 옆구리를 툭툭 건드렸다. 아무 말이나 해보라는 것이다.

남자는 눈을 감고 경을 외우더니, 이내 번쩍 눈을 떴다.


“본인 사주 아니지?”

“예…….”

“죽은 사람 사주지?”

“예…… 강에서 투신했습니다. 자살했어요.”

“아닌 것 같은데.”


남자는 다시 눈을 감았다. 그러다 피식 웃더니 눈을 감은 채로 말했다.


“강둑에 네가 보이는데?”


남자의 태도가 점점 변하고 있었다. 이내 몸을 몇 번 떨더니 소리쳤다.


“얻다 대고 거짓말을 해?! 자살 아니잖아!”


경수는 눈을 내리깐 채 식은땀만 흘릴 뿐이었다.

남자의 목소리에서 묘하게 여자의 목소리가 겹쳐 나왔다.


“네가 밀었잖아. 네가 죽였잖아. 나를.”




종노블 공포 인스타 채널

https://www.instagram.com/jong_novel0419/


작가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iso0419





이전 27화<공포 소설> 위험한 장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