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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Oct 16. 2024

<공포 소설> '이상한 리뷰'

연습실 귀신



<이상한 리뷰>

-연습실 귀신



*이야기의 모든 내용은 허구도 진실도 아니다어느 누군가의 속삭임일 뿐이다.          


 “여기 1번 연습실인데요, 귀신이 나와요. 빨리 찾아주세요.”


 또 같은 컴플레인이다.


 “예,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난 전화를 끊고 중얼거렸다.


 “귀신 새끼를 족치든가 해야지.”


 난 연습실을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공연 관련 일도 한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공연 관련 일은 돈이 되지 않는다. 그만큼 불안정한 직업이다. 그렇다고 공연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고민 끝에 차린 것이 연습실이다. 내 공연 연습도 하고 대관도 해주며 돈을 버는, 일거양득의 창업인 셈이니까.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으고 대출까지 받아 연습실을 오픈했다. 대형 연습실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괜찮은 시설을 자부했다. 입소문도 돌아 손님도 많이 들었다.

 그렇게 반년 정도가 흘렀다. 늘어가는 수입을 보며 뿌듯해하던 난, 며칠 전부터 저 망할 귀신 컴플레인에 시달리고 있다.

 그 시작은 어떤 리뷰였다.


 ‘1번 방에 귀신이 있어요. 한 번 봐주세요.’


 리뷰를 확인했을 당시, 난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터졌다. 누군가 장난을 친 것이 틀림없었다. 리뷰를 지워버릴까 하다가 댓글을 남겼다. 이런 리뷰에 센스있게 답변해 주는 것이 장사에 이로울 것이라 여겼다.


 ‘귀신 때문에 많이 무서우셨죠? 제가 곧 처리하겠습니다. 군대에서 제가 귀신처리반이었습니다! 하하!’


 답변 센스에 스스로 감탄하고 있을 때, 다른 리뷰가 올라왔다.


 ‘1번 방 귀신 좀 어떻게 해주세요. 혼자 있으니 너무 무서워요. 찾아주세요.’


 연달아 다른 리뷰가 달렸다.


 ‘1번 방입니다. 24시부터 04시 사이입니다. 꼭 좀 부탁드립니다.’


 이게 뭐야? 진짜 귀신인가? 아니야, 귀신은 무슨! 관종인가? 난 리뷰를 남긴 자들의 아이디를 확인했다.


 ‘rnltls’, ‘dkrakrkdlTek’, ‘skfckwdkwnj11’


 전부 다른 사람이었다. 정말 귀신이 있다고? 순간 오싹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귀신? 웃기고 있네. 어떤 미친놈이 남의 장사 말아먹으려고 작정을 했나?’


 난 리뷰를 모두 지워버렸다. 그때부터였다. 전화로 컴플레인이 들어오기 시작한 게.

 귀신이 있다느니, 해결 좀 해달라느니…….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다.

 이후, 정말 귀신 때문인지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고 말았다. 지금은 월세도 겨우 내는 형편이다.


 위잉- 위이잉-

 빌어먹을 업무폰이 또 울린다.


 “예, 연습실입니다.”

 “귀신 처리됐나요?”


 여자였다. 역시나 귀신 컴플레인.


 “하아- 도대체 무슨 귀신이요?”

 “처리해주시기로 했잖아요. 귀신처리반이라면서요?”

 “뭘 처리해요, 처리하긴…… 이러면 신고할…….”


 귀신처리반 어쩌고 하는 것을 보니, 이 여자는 리뷰를 달았던 자들 중 하나일 것이다.

 내가 신고를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을 때, 상대방이 말했다.


 “혹시 처리하는 방법을 모르시나요? 내가 알려줄까요?”

 “예?”


 뜬금없는 말에 내가 되물었다.


 “24시에서 04시 사이에요. 오늘 가보세요. 기다릴 겁니다.”

 “저기요, 손님, 이봐요!”


 여자는 내가 대꾸를 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오늘 무당이라도 불러서 굿판이라도 벌여야 하나? 그런데 굿하려면 얼마지? 많이 비싼가? 부적을 쓸까?

 제기랄! 내가 이런 등신 같은 생각을 하다니! 울화통이 터졌다. 그리고 난 결심했다. 귀신인지 뭔지 내가 죽여버리기로. 아니, 한 번 죽었으니 두 번 죽이는 건가? 아무튼.

 그날 밤, 난 소금을 한 뭉치 사 들고 연습실로 향했다. 혹시 몰라 십자가도 준비했다. 종교를 믿진 않았지만 뭔가 효과가 있을 것 같아서였다.

 자정이 되었다. 난 1번 방 의자에 앉아 무언가가 나타나길 숨죽여 기다렸다. 신기하게 전혀 무섭지 않았다. 귀신보다 연습실이 망하는 것이 더욱 두려웠기 때문이다. 역시 사람은 돈이 제일 무서운 법이다.


 시간이 흐르고, 새벽 1시가 넘어가자 졸음이 몰려왔다. 꾸벅꾸벅 졸고 있다가 시계를 보았다. 새벽 2시가 이미 지나있었다. 역시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뭘 기다린 건지…….

 난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에이 씨, 그럼 그렇지. 귀신은 개뿔. 리뷰 달았던 놈들 싹 다 신고해버려야지.’


 막 연습실을 나서려는데 띠링- 띠링- 하며 핸드폰이 울렸다. 리뷰 알림음이었다. 이 새벽에 무슨 리뷰인가 싶어 핸드폰을 확인했다.

 총 3개였다.


 ‘같이 있었어. - rnltls’

 ‘십자가는 왜 들고 왔지? 소용없을 텐데. - dkrakrkdlTek’

 ‘이젠 외롭지 않아. 함께 있을 거니까. – skfckwdkwnj11’


 모두 이전에 귀신 리뷰를 달았던 아이디다. 이상한 영문 아이디…… 퍼뜩 무언가가 머릿속을 스쳤다. 핸드폰으로 키보드를 검색했다.

 영문 아이디를 한글 자판으로 천천히 입력했다.


 “rnltls는 귀신. dkrakrkdlTek…… 악마가 있다……. 마지막으로 skfckwdkwnj11은…….”


누군가 내 뒤로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날 찾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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