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너에게 -
조금이라도 아픈 기색이 보이면
나는 숨을 멈추고
심장은 깊은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어디가 아픈 걸까, 무엇을 해줘야 할까—
말 못하는 너의 아픔이
내 마음을 헤집는다.
열을 짚고, 이마를 쓰다듬고,
아무 말 없이
너를 안고 방 안을 돈다.
오 킬로 쌀도 버겁던 내 팔로
열세 킬로의 너를 꼭 안고
나는 한 시간이든, 그 이상이든
기꺼이 너의 고요가 되기로 한다.
울음소리가 새벽을 깨우면
나는 잠에서 튀어나와
익숙한 발걸음으로
너의 방 문을 연다.
작은 등을 토닥이며 말하지.
“엄마야, 괜찮아.
엄마 여기 있어.”
네가 안심하고 다시 잠들 때까지
나는 조용히 너의 다리를 주무르고
발끝을 감싼다.
혹시 자는 동안
작은 근육들이 아팠던 건 아닐까—
너의 아픔을 미리 알아채고 싶어
나는 끝없이 묻는다, 손끝으로.
하지만
언젠가는
너 혼자 아픔을 견뎌야 하는 시간이
올 거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덜 자고, 더 안는다.
덜 쉬고, 더 토닥인다.
훗날 너의 곁에
내 손이 닿지 못하는 밤이 와도
너의 기억 한편 어딘가에서
이 밤을,
이 손길을,
이 속삭임을
기억해주길 바라며.
“엄마는 늘 곁에 있었단다.
언제나, 너의 아픔보다 가까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