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셋이 머무는 평범한 하루
행복하세요.
그 말을 참 자주 들었다.
인사처럼 건네지고
계절처럼 스쳐가는 말이었다.
무슨 뜻인지 오래 붙잡아본 적은 없었다.
그저 익숙하게 지나가는 말이었다.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 전에 행복했던 적이 있었을까.
맛있는 걸 먹을 때,
좋은 곳에 놀러 갔을 때,
‘좋다’는 마음은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행복하다’는 감정은
조금 다른 결이었다.
가슴 깊이 데워지고
조용히 울리는 그 마음.
그게 진짜 행복이라면
나는 그 감정을 모르고 살아왔던 것 같다.
아기를 낳고
밤을 지새우며
눈앞의 하루를 간신히 건너던 시간들.
그때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내 삶에서 멀게 느껴졌다.
그런데
작은 입술이 웃고
작은 손이 내 뺨을 쓰다듬으며
맑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순간.
나는 깨달았다.
아, 지금이야.
행복이라는 것이
이런 거였구나.
세 식구가 나란히 앉은 식탁 위,
소소한 대화와
아무렇지 않게 흘러나온 웃음들.
그 모든 것이
가슴 한편에 조용히 스며들었다.
이게 바로
내가 오래도록 몰랐던
행복이었다.
특별한 날도,
기념할 일도 아니었는데
나는 자꾸만 웃게 되었다.
이 삶이 참 좋다고,
이 순간이 감사하다고
조용히 고백하게 되었다.
가끔은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까지 행복해도 될까.
벅차고도 조심스러운 마음이
하루 끝에 문득, 찾아온다.
그래도 우리는
오늘도 이렇게 웃는다.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작은 기쁨을 천천히 되새긴다.
우리,
지금처럼만 살자.
조용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