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이 스머프가 쓴 감사 일기
과학에는 문외한이지만 질량보존의 법칙, 에너지 보존의 법칙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물질, 에너지의 상태는 변하여도 총량은 같다는 것이다. 이런 과학에 있어서의 보존의 법칙이 우리 정서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우리가 깨어있는 시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면 부정적 생각의 양은 줄게 될 것이다. 내가 만약 부정적인 생각을 주로 한다면 긍정적인 생각의 양은 들어올 틈이 없을 것이고 반대로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면 부정적인 감정의 자리는 작을 수밖에 없다.
2023년 오랜만에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하였다. 중학교 이후 처음 써보는 다이어리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 처음에는 하루 일정, 그날 읽은 책 등을 적었다. 그렇게 며칠을 쓰다가, 보다 의미 있게 써보고 싶어 생각하니, 많은 사람들이 '감사 일기'를 써보라고 언급한 것이 생각나서 다이어리를 앞에 두고 감사한 일을 떠올려 보았다.
음.. 그게...
투덜이 스머프인 나에게 감사를 회고하는 것이 많이 익숙지 않았지만 사소한 것이라도 감사할 것을 생각해 보았다. 밥 차려준 엄마, 지하철에서 문 잡아준 학생, 먼저 다가와준 동료...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한 것을 떠올리면서 화나거나 고통스러운 생각들은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했다. ‘그럴 수도 있겠다.’ 혹은 ‘중요한 일이 아니니 그냥 넘어가자.’ ‘다른 사람의 티를 보지 말고 네 눈의 들보를 보라’ ..
감사를 묵상하면서 질량 보존의 법칙이 한정된 우리의 생각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느꼈다. 감사와 긍정의 태도가 지혜를 불러오는듯 내 생각의 전체 파이가 그려지면서 그 파이를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내가 만약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생각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려고 애쓴다면 부정적이고 불평과 원망의 감정은 자리 잡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와 긍정은 나를 바로 세우는 지혜를 불러왔다. 왜 성공한 인물들이 이 덕목을 강조해 왔는지 그것들이 왜 성숙한 인성의 기본이 되는지를 말이다.
우리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한 곳에 많이 사용하면 다른 곳에 쓰기 어렵다. 그래서 의도적으로라도 좋은 것을 생각하는 것이 낫다. 생각과 감정을 긍정의 발전기로 돌려라. 선량하고 거짓 없는 감사의 표현, 작은 목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민감성, 다양한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포용력을 가진다면 부정적이고 왜곡된 마음은 설자리가 없을 것이다. 소중한 나의 감정과 마음을 추하고 더러운 것들로 싸맬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내가 나를 소중히 대한다면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는 교과서 같은 말, 선생님 같은 말; ‘감사해라’, 긍정해라’등 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비행 청소년 아님 바보도 아닌데 쿨병에 걸려서 삶의 중요한 것들을 비하하고 멀리하기도 한다. 수석 입학생이 말한 '교과서만 공부했어요' 등을 뻔한 말들이라 치부하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것이다. 내가 안 해봐서 모르지 당연히 그럴 수 있다.
삶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말들은 정제되어 우리가 쉽게 보아 넘길 소위 ‘상식’ 과 ‘교과서’ 에 실려있다. 그것은 시간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아, 그 가치를 경험한 사람의 입과 글을 통해 구전되어 내려왔고, 내가 여기저기서 많이 듣고 있다면 그 말은 시간이 증명하는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
부정적인 사람이었다 보니 긍정과 감사의 마음이 주는 힘, 그 드라마틱한 변화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인생 그까짓 거 그냥 닥치고 해 보면 된다. 실패는 좋은 것이다. 나쁜 것은 알면서도 버티고 고집스럽게 변화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