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편 day.9 <토마토를 먹고 사는 해파리>
내리는 비 덕분에 절절 끓던 땅이 식어갈 때
다 찢어진 우산을 쓰레기통에 처박고
너와 같이 춤을 추기
수박 한 조각 입에 물고 마루 위에 드러누워
뚝뚝 떨어지는 과즙을 바라보며 웃기
모두가 잠든 늦은 새벽
아무도 지나지 않는 횡단보도 위에서
손을 잡고 달리기
옷도 갈아입지 않고 신발도 벗지 않은 그 채로
모래사장을 거닐다가 너의 휘어진 눈매를 바라보며
그대로 바다에 뛰어들기
활짝 개화한 장미덩굴 아래에 드러누워
날아든 나비와 벌을 관찰하기
너와 내 손가락 하나를 걸어둔 채로
너의 청춘의 시작과 나의 청춘의 끝을 둥그렇게 이어
너에게 내 낭만에 대해 속삭이기
내 낭만의 항로를 돌아보면
네가 가득하다고 알려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