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을 준비하던 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올 사람이 없는데, 생각하며 나가보니 낯익은 얼굴이 해사하게 웃으며 문 앞에 서있었다.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내가 학원을 인수하기 전 아르바이트생 신분일 때 다녔던 학생이다. 정말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작았던 아이는 어느새 키가 훌쩍 커서 나와 눈높이가 비슷해져 있었지만 장난기로 반짝이던 눈은 여전했다.
삼 년, 내게는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고작 11살짜리 아이에게는 꽤 긴 시간이었을 텐데 여전히 이곳을, 나를 기억해 준다는 게 놀랍고 고마웠다.
많이 달라진 학원 내부를 이곳저곳 둘러보며 본인의 근황을 쏟아내던 아이는 이내 인사를 꾸벅하고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떠났다.
학원을 운영하며 내가 마치 어른들의 세계에 갑자기 던져진 어린아이처럼 느껴져 늘 고군분투하는 기분에 휘둘렸다. 떠나는 아이들과의 이별도 매번 버거웠다. 그럼에도 여태껏 버텨온 이유는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즐거워서, 단 하나이다.
오늘 찾아온 아이는 알까? 오늘의 갑작스러운 만남이 내게 다시 원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이별에 조금 더 희망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